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에 대해 IT서비스업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찬성 측은 업무변동이 큰 업계 특성상 유연성을 높인 개편안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반대 측은 관행이 강하게 작용하는 IT서비스업계 특성상 노동시간만 늘어나는 것에 그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으로 IT서비스업계의 찬반 의견이 대립 중이다.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의 핵심은 ‘주52시간제의 유연화’다. 일이 많을 때는 집중적으로 일하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충분히 쉬도록 해 결과적으로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유연한 근무시간 설정을 위해 주 단위로 고정된 연장근로 시간 단위를 월, 분기, 반기, 연까지 확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주 52시간으로 제한된 근로시간을 최대 주 6일 69시간까지 확대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선 노사간 협의가 필요하며 퇴근 후 11시간 연속휴식을 보장해야 한다.
■ 변화 많은 IT서비스 기업 환경에 적합한 변화 제공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의 찬성 측은 “IT서비스 업무는 특성상 고객사의 요청이나 문제 발생 상황에 따라 업무가 급격하게 증가하기도 하고 반대로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며 “이런 업무 환경에서 주 단위만 허용되는 현행 방안은 부족함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연장근로 단위기간을 ‘월·분기·반기·연 단위’까지 확대하고, 노사 간 합의로 연장근로를 추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개편안은 변동성이 큰 IT서비스 업무 환경에 더욱 적합한 방식인 만큼 이런 변화를 환영한다”고 반색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모든 업종 3개월로 확대 적용할 수 있어 기업의 프로젝트 수행과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재량권이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더불어 그동안 산업현장에서 주 단위 연장근로 제한 등 획일적·경직적인 근로시간 제도로 업무량 증가에 대한 유연한 대응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극심한 구인난으로 인해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개편방안에 11시간 연속휴식 시간제 등 근로자 건강권 보호를 위해 방안을 구축하고 노사가 협의해야 하는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도 근무 여건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SW불공정 관행 먼저 개선해야해야
반면 제도 개편안 반대측은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지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오히려 최대 근무시간 69시간 부분만 악용해 전체 근로시간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기존에 제값받기, 과업변경 청구 등 지속적으로 요청해온 SW산업 불공정 관행 개선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IT서비스 관계자는 “지금도 수시로 발주사의 개발 요구가 바뀌면서 업무가 밀리거나 개선사항이 늘어나지만 시간과 비용을 늘려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SW진흥법에 따르면 매번 재계약이 이뤄져야 하지만 관행상 그대로 떠맡고 있는 상황인데 개편안을 어떻게 신용할 수 있냐”고 답했다.
또한 제도 개편안이 이뤄진다고 해도 연속적으로 64시간 업무를 지속할 경우 업무 피로가 급격하게 몰릴 것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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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최근 IT업계는 어렵고 힘든 일을 기피하거나 이직이 잦아지며 개발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강도가 더욱 높아질 경우 경쟁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더욱 생존이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IT서비스 임원은 “지금도 개발자를 구하기 힘든 상황인데 제도가 바뀌면 고객사의 요청 때문이라도 직원의 업무가 늘어날 우려가 있다”며 “이럴 경우 현실적으로 직원의 이탈을 막아낼 방법을 찾아낼 방안이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