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MR헤드셋 조기출시 압박…애플 디자인팀 반발"

파이낸셜타임스 보도

홈&모바일입력 :2023/03/13 08:51

애플이 개발 중인 혼합현실(MR) 헤드셋 출시 시기를 두고 내부에서 상당한 논쟁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제프 윌리엄스 애플 운영책임자(COO)가 디자인팀의 바람과 달리 올해 1세대 MR 헤드셋 출시를 밀어붙였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이 개발 중인 MR 헤드셋 렌더링 (사진=컨셉 디자이너 이안 젤보)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산업 디자인팀은 해당 제품이 아직 출시 준비가 되지 않았으며 몇 년 후 경량 AR 글래스 제품이 완성될 때까지 출시 연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애플 운영팀은 사용자가 3D 영상을 보거나 인터렉티브 운동을 하고 가상 아바타로 페이스타임 통화를 할 수 있는 VR 중심의 스키 고글형 헤드셋 형태로 초기 버전을 빨리 출시하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과거 애플 COO를 맡았었던 팀 쿡은 제프 윌리엄스의 편에 서서 디자인팀의 반대를 무시하고 제품을 조기 출시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장치의 개발을 담당했던 전직 애플 개발자는 FT에 "출시에 대한 엄청난 압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2019년 애플의 디자인 책임자였던 조니 아이브가 애플을 떠나자, 애플 디자인팀은 이제 제프 윌리엄스에게 직접 보고하게 됐다. 과거 스티브 잡스 시절엔 디자인이 애플 제품의 방향을 주도했지만, 팀 쿡 체제 아래서는 운영이 점점 더 제품 개발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직 엔지니어는 애플에서 일하는 가장 좋은 점은 디자인 팀의 "미친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 솔루션을 고안하는 것이지만, 이런 추세는 최근 몇 년간 분명히 바뀌었다고 밝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사진=씨넷)

애플의 헤드셋은 출시 전 오리지널 아이폰보다 2배나 긴 7년 동안 개발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MR 헤드셋은 팀 쿡이 전적으로 주도하여 개발한 첫 번째 컴퓨팅 플랫폼으로, 이 제품으로 팀 쿡이 아이폰에 언젠가는 필적할 만한 제품을 출시했다는 족적을 남길 것으로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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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은 이전에 애플워치, 에어팟 등도 히트쳤으나, 일각에서는 팀 쿡이 새 영역을 개척하기보다 과거의 아이디어를 답습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때문에 MR 헤드셋의 성패는 그의 명성과 애플의 지속적인 혁신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했다. 

애플은 출시 첫 해에 약 3000달러의 가격으로 약 100만 대의 헤드셋만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올해 말 이 제품에 대한 "전격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