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 서비스 ‘리턴프리’로 차량공유(카셰어링)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투루카가 카카오를 등에 업으며 이용자 확보전에 가세했다. 택시 호출로 3천만명 이상 가입자를 보유한 카카오T 서비스와 모회사 휴맥스모빌리티 역량을 더해 쏘카·그린카와 함께 시장 3강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방향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피플카에서 브랜드명을 바꾼 투루카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카카오T에 자사 차량공유 서비스를 연동하기로 했다. 카카오T 앱 내 여행 탭에서 공유차량 이용을 희망하는 고객이 ‘카셰어링’을 누르면, 바로 투루카로 연계되는 방식이다.
현재 아이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업데이트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안드로이드의 경우 13일까지 서비스 연동을 끝마칠 예정이다. 투루카는 접근성이 좋고, 가격이 저렴한 편도 서비스 리턴프리로 이용자를 확보해왔는데, 여기에 업계 선두 플랫폼인 카카오T를 곁들여 본격적으로 이용률 확대를 꾀하겠다는 시나리오다.
국내 차량공유 시장은 부동의 1위 쏘카를 중심으로, 그린카와 투루카가 추격하는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공유차량은 지난해 심야 택시대란을 비롯해 요금 인상 기류와 맞물려, 이동 수단 대안으로 꼽히며 시장 파이를 키웠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쏘카, 그린카, 투루카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 집계치를 보면, 작년 여름 3사 총 MAU는 120만명을 넘어섰다. 이용자수는 연말 80만명대로 줄어들다, 올 들어 100만명 가까이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달 기준 쏘카는 월 70만명가량 이용자를, 그린카와 투루카는 약 25만명, 8만명 고객을 각각 모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간 그린카와 투루카는 쏘카에 없던 편도 서비스를 내세워 틈새 고객을 공략해왔다. 다만 쏘카가 지난해 편도 서비스를 출시하며 약점을 보완하자, 양사 모두 이용 증대를 위한 대응안을 마련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그린카는 강점인 편도 서비스에 힘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편도 무료 서비스를 확대하고 보험료 부담을 줄인 동시에, 반납 장소를 넓혀 고객 편의성을 제고하겠다는 전략이다. 서비스 지역도 서울, 경인 지역과 부산에서 점진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카카오T 연동을 비롯해, 투루카는 좀 더 공격적인 행보다. 휴맥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주차장 투루파킹(하이파킹)과 전기자동차 충전 서비스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등 휴맥스 플랫폼 인프라를 발판 삼아 수요 채널을 다각화해, 이용자 유입을 꾀한다는 공략이다.
사용자인터페이스·경험(UI·UX) 개편을 통해 카카오T 연계성도 높인다. 가령 앱에서 목적지 설정 후 택시보다 공유차량을 타는 게 비용 측면에서 합리적이라면, 이용자가 투루카를 선택하게끔 접근성을 강화하겠다는 얘기다.
정부 규제 완화도, 차량공유 플랫폼 이용자 확보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상반기 공유차량을 편도로 이용한 후, 등록 영업지역이 아닌 곳에 반납하더라도 최대 15일간 영업할 수 있도록 운행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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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서울에서 쏘카를 이용한 고객이 편도 서비스로 강원이나 대전 등에 차를 반납하면, 도착 지역에선 영업할 수 없던 제재가 풀리게 되는 것. 이렇게 되면 공유차량 편도 서비스 이용이 활성화해, 쏘카와 그린카, 투루카는 사업 확장을 모색할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충성고객을 갖춘 쏘카가 수익성 개선과 서비스 품질 향상에 초점을 맞춘다면, 그린카와 투루카의 경우 꾸준히 이용자를 늘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연내 공유차량 편도 서비스 이용자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이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