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15만원 밑으로 떨어진 가운데 15만원에 공개매수를 제안한 카카오는 경쟁자인 하이브보다 일단 SM엔터 인수에 한 발짝 앞서가게 됐다.
하이브가 카카오 공개매수 선언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고, 주가까지 떨어져 카카오의 SM엔터주식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미 충분한 실탄을 확보한 카카오가 SM엔터를 인수할 수 있을지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이달 26일까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SM엔터 종가는 14만7천800원으로 전일 대비 4.58% 빠졌다. 카카오가 제시한 공개 매수가 15만원선이 붕괴되면서 카카오의 SM엔터 지분 인수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카카오는 지난 7일 SM엔터의 일반 주주 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엔터 주식 416만6천821주, 416만8천820주씩 총 833만3천641주(지분율 35%)를 공개매수한다고 했다. 취득가는 주당 15만원으로, 1조2천500억원 규모다.
현재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각각 SM엔터 주식 78만주(3.28%), 38만7천400주(1.63%)를 보유하고 있다. 공개매수 후 지분율은 카카오가 20.78%, 19.13%로 총 39.91%다. 카카오 측은 “SM엔터와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이같은 공개매수 선언에 SM엔터 주가는 들썩였다. 하이브가 2차 공개매수를 검토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가가 치솟은 것이다. 8일 종가는 15만8천500원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은 나흘을 넘지 못했다. 이날 오전부터 SM엔터 주식은 하락하기 시작하더니 장중 14만6천원까지 떨어졌다.
카카오는 이미 SM엔터를 인수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고심해왔다. 플랫폼 기업으로 국내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회사는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 SM엔터 인수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카카오가 SM엔터를 인수하면 두 회사가 가진 콘텐츠와 지식재산권(IP) 시너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기업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경쟁하기 쉽지 않지만, 이 두 회사의 IT 역량과 IP(지식재산권)가 합쳐지면 해볼만 하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도 이종 산업 결합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각자 영역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고, 동종업계 결합이 아니기 때문에 핵심인력 이탈 없이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추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심사 시나리오도 주목할만하다. 하이브가 SM엔터 지분 15%이상을 소유하면 공정위는 두 회사의 결합이 시장 내 경쟁을 제한하는지 여부와 정도를 조사한다. 조사 결과,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불공정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조건부 승인이나 주식 처분 등을 명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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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기업 결합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하이브는 SM엔터 지분을 매각해야 하고, SM엔터 주식이 떨어질 수 있어 일반 주주들의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 조건부 승인 시에도 SM엔터 사업을 일부 매각하거나 정리해야 할 수 있어 기업 가치가 떨어지는 변수도 생각해 봐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제시한 공개매수 기간 안에 여러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하이브가 경영권 확보를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