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꺾이고 송출수수료는 오르고...홈쇼핑 '한숨' 커진다

지난해 이어 암울한 1분기 실적...송출수수료 가이드라인 개정안 주목

유통입력 :2023/03/09 14:27    수정: 2023/03/09 16:36

홈쇼핑 업계가 실적 악화로 힘든 2월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취급고가 역성장하고, 적자를 기록한 곳도 속속 나왔다. 이미 연간 영업이익이 1천억원 밑으로 하락하면서 홈쇼핑 업계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올해 들어 실적이 곤두박질치며 암울한 1분기가 예상된다. 

송출 수수료 협상도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발표될 송출 수수료 가이드라인에 홈쇼핑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부 홈쇼핑사들은 2월 역성장했다. 취급고가 1월 후반부터 크게 줄어들고 있고, 2월은 적자로 돌아섰다는 곳도 있다.

이들은 소비심리 위축과 엔데믹, 송출 수수료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고정비는 그대로이지만 시장 변화로 인해 취급고가 줄어들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8일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심리지수는 전월 90.7보다 낮은 90.2를 기록했다.

홈쇼핑 실적이 하락하고 있다.

한 홈쇼핑사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가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며 "엔데믹으로 외출이 잦아지면서 홈쇼핑 구매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홈쇼핑사 관계자는 "모바일 채널 매출도 줄어들고 있다"면서 "취급고가 이렇게 떨어진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홈쇼핑사들의 실적도 암울하다. CJ온스타일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약 40% 감소했다.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 또한 각각 20.5%, 23.5% 줄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4분기 20억원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GS리테일에 흡수합병 된 GS샵의 경우 합병으로 별도 수치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상황이라고 알려졌다.

연간 1천억원 영업이익도 무너지면서 송출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늘어났다. 홈쇼핑사가 유료방송사 채널을 사용하면서 내는 비용인 송출 수수료는 매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홈쇼핑사가 유료방송사에 지불한 송출 수수료는 2017년 1조4천93억원에서 2021년 2조2천49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홈쇼핑 사업자들의 매출은 대부분 정체됐다. 방송사업매출액 대비 송출 수수료 비중은 2017년 39.3%에서 2021년 58.9%까지 높아졌다는 것이 방증이다.

송출수수료 증가 추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송출 수수료로 내야 하는 입장인 홈쇼핑사들은 이러한 부담 때문에 더이상 채널 앞번호를 선호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뒷번호로 움직이고 싶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더이상 앞 채널로 가는 경쟁은 사라졌다고 보면 된다"며 "앞번호 채널 이동으로 매출이 늘어난다 해도, 송출수수료는 그 이상 증가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매출이 줄어도 유료방송사가 요구하는 송출수수료는 매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홈쇼핑사들은 감액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곧 발표한다는 송출수수료가이드라인 개정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앞으로 진행되는 송출수수료 협상에 이 개정안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다음 주 안에 송출수수료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송출 수수료 가이드라인 개정안 발표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별다른 일이 있지 않은 한 다음 주에는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