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리 애벌레 뇌 속 모든 뉴런과 시냅스의 구조와 연결 상태가 규명됐다.
이는 지금까지 인간이 완전한 구조를 밝혀 낸 뇌 중 가장 가장 복잡한 뇌다. 초파리 애벌레의 뇌는 3016개의 뉴런과 54만 8천개의 시냅스로 이뤄져 있다.
영국 캠브리지지대학 연구진은 초파리 애벌레의 뇌를 수천 조각으로 잘라 고해상도의 전자현미경으로 하나씩 스캔해 뇌 전체 이미지를 재구성하고, 뉴런 간 연결망을 일일이 확인했다. 뇌 안에서 정보가 흐르는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컴퓨팅 분석 도구도 개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9일(현지시간)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뇌 속 뉴런과 연결망의 구조를 완전히 파악해 만든 뇌 지도를 '커넥톰'이라 한다. 이번 연구는 역대 가장 복잡한 뇌에 대한 커넥톰이다. 지금까지는 예쁜꼬마선충이나 지렁이·거머리 같은 환형동물 등 수백 개 수준의 뉴런을 가진 생물의 커넥톰만 만들어졌다.
연구진은 뉴런과 시냅스의 연결 유형과 구조적 특징 등을 파악해 다양한 감각들이 어떻게 통합되어 있는지, 뇌 반구 간 상호작용은 어떤지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뇌에서 학습을 관장하는 부분의 입력과 출력을 담당하는 뉴런들의 신경망이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 등이 드러났다.
이번 연구로 생물의 뇌에서 신호가 전달되어 행동이나 학습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뇌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타 즐라틱 캠브리지대학 교수는 "아직 대형 포유류의 커넥톰을 만들 정도로 기술이 무르익지 않았다"라면서도 "모든 뇌는 상호연결된 뉴런의 네트워크이고, 감각 정보 처리나 학습 등의 복잡한 행동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행동을 결정하고 주변 환경을 헤쳐나가며, 음식을 찾고, 동료와 포식자를 구분하는 등의 복잡한 행동도 기본적으로는 뉴런과 시냅스를 통한 신호 전달이라는 같은 방식으로 일어난다.
즐라틱 교수는 “유전자가 동물 사이에서 보존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복잡한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뇌 회로의 기본 구조도 보존될 것이라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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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뇌 구조 연구를 통해 얻은 지식은 인공신경망 연구에도 기여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실제로 초파리 애벌레 커넥톰의 일부 구조는 최신 인공지능의 신경망과 비슷한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인간의 뇌는 약 860억 개의 뉴런과 100조 개의 시냅스로 이뤄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