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글로벌 외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의 장점을 앞세워 미국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손을 잡았다. 독일 BMW, 스웨덴 볼보와도 구체적 사업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SDI의 시장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와 완성차 업체간 합종연횡 대열에 가장 뒤늦게 참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2019년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설립을 발표하며 완성차와의 동맹에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후 지난 2021년 SK이노베이션이 포드와 블루오벌SK를 설립했다.
같은해 말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을 발표하며 3사 중 후발 주자로 동맹 관계를 완성했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 ‘넥스트스타 에너지'를 설립하며 스텔란티스의 배터리 공급을 두 회사가 양분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황은 1년 여만에 급반전됐다. 삼성SDI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GM과 건립하기로 했던 얼티엄셀즈 4공장 파트너사 자리를 꽤찼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전통적인 동맹관계를 비집고 들어가 새로운 파트너사로 낙점 받았다는 건 고무적이다. 원통형 배터리 기술력 측면에서는 삼성SDI가 LG에너지솔루션 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삼성SDI는 내친김에 볼보, BMW와 협력 관계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짐 로언 볼보 최고경영자(CEO)가 내주 방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삼성SDI는 지난해 볼보가 벨기에 겐트에 설립한 배터리팩 공장에 배터리 셀과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이를 비춰볼 때 양사 CEO는 회동을 가지고 JV 설립을 비롯해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언 CEO가 볼보의 전기차 전환을 이끄는 인사라는 점도 두 회사의 협력 방안을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삼성SDI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BMW와도 진일보된 협력 관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은 지난해 6월 최윤호 삼성SDI 사장과 동행해 헝가리 배터리 공장을 시찰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올리버 집세 BMW CEO를 만나 양사의 협력 관계 강화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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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삼성SDI는 헝가리에 배터리 1·2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다양한 완성차 업체에 공급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BMW에 가장 많은 배터리가 제공된다. 이미 양사의 수뇌부가 협력 확대에 긴밀한 논의를 진행한 만큼 업계에서는 올해 혹은 내년 중 헝가리 지역에 BMW에 공급할 세 번째 배터리 생산 공장도 추진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삼성SDI 관계자는 "다양한 완성차 업계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지금 상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며 협력 확대에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