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LG엔솔 말고 삼성SDI 선택 왜?…냉혹해진 완성차-배터리 동맹

원통형·파우치형 배터리 협력 달리해 공급사 다변화 전략 중론

디지털경제입력 :2023/03/07 16:33    수정: 2023/03/08 09:04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삼성SDI와 미국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건립하기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합작 협력 배경에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당초 GM은 줄곧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을 강화해왔지만 공급사를 다변화하면서 완성차와 배터리 업체간 동맹관계는 더욱 복잡해진 양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일(현지시간)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미국 미시간주에서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장(CEO)를 만나 합작공장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다. 양사는 최대 5조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 30~5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공장을 건립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 사옥 전경 사진

당초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사(JV) '얼티엄셀즈'를 설립하고 오하이오, 테네시, 미시간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완공했거나 건립 중이다. 이후 미국 현지에 네 번째 공장까지 건립하기로 논의가 진행됐지만 최근에야 결국 무산됐다.

GM은 이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아닌 삼성SDI를 합작사로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GM은 얼티엄셀즈를 통해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받아 왔는데 삼성SDI와 합작을 한다는 건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받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삼성SDI는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메리바라 GM CEO는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GM 플랫폼이 가진 강점은 파우치와 각형, 원통형 배터리셀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원통형 배터리 확대를 시사한 바 있다. 

GM과 LG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오하이오 로즈타운 공장

국 GM은 파우치형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공급받고 원통형 배터리는 삼성SDI에게 공급받아 공급사를 다변화 하려는 행보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전통적인 협업관계를 유지해왔던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음에도 삼성SDI를 선택한 건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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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리딩 기업으로 평가받는 테슬라와 최근 부상한 루시드 모터스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할 만큼 수율과 기술력을 갖췄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수많은 합작공장 설립 추진으로 추자 투자에 대한 자금 여력이 경색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 현대차, GM, 혼다와 배터리 합작공장을 추진하며 공격적인 사업 체계를 구축 중이다. 특히 일본의 도요타와도 합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잇따른 합작공장 설립에 따른 피로감을 풀고, 투자 속도조절과 내부 역량 점검에 집중하면서 숨고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