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PC 공급 중단 1년...ARM PC로 우회

데스크톱·PC에 바이칼 M1·리눅스 탑재...정상 생산 여부 미지수

디지털경제입력 :2023/03/07 15:35    수정: 2023/03/07 16:49

인텔과 AMD, 엔비디아 등 주요 PC 관련 업체들이 러시아·벨라루스 지역에서 제품 공급을 중단한 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3월 이후 출시된 최신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 메모리나 SSD 등 공급이 중단된 러시아 시장에는 ARM 기반 PC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등장한 PC는 데스크톱 1종, 노트북 1종이며 러시아 반도체 업체 '바이칼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개발한 ARM 기반 바이칼 M1 칩과 러시아 정부가 인증한 리눅스 배포본인 아스트라 리눅스를 이용한다.

러시아 PC 업체 델타 컴퓨터가 생산한 ARM 기반 PC '비버'. (사진=델타 컴퓨터)

로사톰 등 일부 업체는 이들 PC를 이용해 신규 PC 수요나 교체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그러나 핵심 부품인 바이칼 M1 칩을 위탁생산하던 대만 TSMC가 러시아 수출 규제에 동참해 정상적인 생산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 로사톰, 업무용 PC ARM 탑재 제품으로 교체

러시아 국영 원자력 발전업체 로사톰은 인텔·AMD 등 기존 x86 프로세서 기반 PC를 러시아 PC 제조사, 델타 컴퓨터가 만든 ARM 기반 PC '비버'(Beaver)로 교체하기 위해 검토중이다.

델타 컴퓨터는 과거 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B560 칩셋 내장 메인보드로 사무용 PC를 만들고 있었지만 인텔의 제품 공급과 러시아 내 사업 중단이 이어지며 ARM 기반 프로세서로 선회했다.

비버 입출력 단자 구성도. (사진=델타 컴퓨터)

비버는 러시아 반도체 업체, 바이칼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개발한 ARM 기반 칩인 바이칼 M1과 러시아 정부가 인증한 리눅스 배포본인 아스트라 리눅스 기반으로 작동한다.

DDR4 메모리는 64GB까지,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나 SSD는 16TB까지 장착할 수 있고 현대 PC에 요구되는 기가비트 이더넷 단자, HDMI 영상 출력 등을 모두 지원한다. 그래픽카드는 PCI 익스프레스 3.0 x8 슬롯으로 연결된다.

■ 핵심 부품 '바이칼 M1' 칩 공급에 난항

이 PC에 탑재된 바이칼 M1은 ARM 코어텍스-A57 기반 8코어 칩으로 성능은 2014-2015년 경에 출시된 스마트폰과 동급이다. 로사톰은 이들 PC 첫 생산 물량을 구매해 발전 자회사에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ARM 코어텍스 코어텍스-A57 기반 8코어 칩, 바이칼 M1.

그러나 해당 PC의 가장 중요한 핵심 부품인 바이칼 M1 칩의 안정적인 공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바이칼 M1은 대만 TSMC 28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됐지만 현재는 TSMC가 대만 정부의 러시아 제재에 따라 생산을 중단했다.

지난 해 8월 러시아 서버 업체 프롬빗이 공개한 바이칼 M1 기반 리눅스 노트북 '비트블레이즈 타이탄'도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출시 여부가 불투명하다.

■ 지난 해 ARM 칩 서버·PC 2만 3천대 생산에 그쳐

ARM 기반 자체 프로세서 개발 이후에도 생산이 불가능한 한계로 러시아 PC 생태계는 여전히 확장에 한계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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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8월 공개된 비트블레이즈 타이탄. (사진=프롬빗)

러시아 경제지 코메르산트 추정에 따르면 지난 해 옐브루스와 바이칼 프로세서 기반 PC는 1만5천 대, 서버는 8천 대 생산에 그쳤다.

코메르산트는 막수트 샤다예프 러시아 디지털 발전·통신·미디어부 장관을 인용해 "러시아산 프로세서 탑재 제품을 더 많이 출시할 수 있었지만 러시아 내 생산 가능한 시설이 없어서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