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일하기 편한 세상, 배민로봇이 만들 것"

[인터뷰] 김민수 비로보틱스 대표 "인증중고 모델 계획…3년내 1만대 도입"

홈&모바일입력 :2023/03/07 13:54    수정: 2023/08/26 15:33

신생 법인 비로보틱스가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에서 분사한지 한 달이 지났다. 짧은 기간 동안 변화도 많았다. 매주 새로운 인력 충원이 이뤄지고 있다. 분사 당시 20여명에서 직원이 38명으로 늘었다.

우아한형제들이 서빙로봇에 관심을 가진 건 4년 전부터다. 당시 로봇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로보틱스 셀 조직을 구축했다. 이후 사업부는 배달로봇과 서빙로봇 사업실로 각각 분화했다. 서빙로봇 사업실이 지난달 출범한 비로보틱스의 전신이다. 우아한형제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6월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식당 ‘메리고키친’을 열고 제품을 선보였다. 최근까지 서빙로봇 누적 1천500여대를 보급했다. 아직 국내 점유율 30% 수준이지만, 지난달 분사 이후 ‘연내 누적 2천500대, 3년내 1만대 보급’이라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김민수 비로보틱스 대표 (사진=비로보틱스)

지디넷코리아는 2일 김민수 비로보틱스 대표를 만나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포부를 들어봤다. 김 대표는 2019년 우아한형제들에 입사해 서빙로봇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김 대표는 “3년 내 국내에서만 적어도 서빙로봇 누적 1만대를 보급할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김 대표 설명에 따르면 비로보틱스는 올해 공장을 세우고 서빙로봇 제품 국산화 작업에 착수한다. 내년부터는 수출을 본격화하고 해외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 위탁생산 계획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비로보틱스 소유 공장을 직접 설립하고 단계적으로 기술을 이전받아 내재화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국산 제품을 출시하더라도 소비자에게 추가 비용을 전가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비로보틱스는 지난해 ‘유예형’ 상품을 내세워 국내 시장 점유를 늘리고 있다. 서빙로봇은 이전까지 계약 시 매입이나 렌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유예형은 이 결정을 미루는 방식이다. 고객이 로봇을 3년 동안 사용한 뒤 소유권을 결정할 수 있다. 렌탈료 일부를 유예해 월 요금을 30만원대 수준으로 낮췄다.

김 대표는 고객들의 로봇 소유 부담을 덜어줄 방안도 전했다. 로봇 중고시장을 활성화해 처분을 용이하게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자동차 업계에 중고차 시장이 있다면, 비로보틱스는 서빙로봇 업계에도 ‘인증중고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서빙로봇이 통상 계약하는 36개월 기간이 지난 이후에도 로봇을 처분하거나 재상품화하기 용이해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추후 서빙로봇 외 제품을 개발할 뜻도 밝혔다. 김 대표는 “비로보틱스의 비전은 모두가 ‘일하기 편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서빙로봇은 첫 번째 아이템이며 앞으로는 조리 로봇이나 또 다른 솔루션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 계양구 한 식당이 비로보틱스 서빙로봇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비로보틱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Q.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1월까지 우아한형제들에서 서빙로봇실에서 근무했다. 지난달부터는 사업실이 독립 분사하면서 새로운 신생법인 비로보틱스 회사 대표를 맡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에는 2019년 1월 입사해 서빙로봇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Q. 비로보틱스 분사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회사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제 정말 스타트업이기 때문이다. 큰 기업에 속해 있을 때 느낄 수 있는 안정감이 모두 사라졌다. 우아한형제들에서 넘어온 직원들은 퇴사 이후 비로보틱스로 새로 입사했다. 작은 것 같지만 개인에게는 굉장한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이 사업에 대한 믿음이 있고 정말 성공시키고 싶은 사람들이 조직을 꾸렸다. 일도 열정적이고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Q. 분사 이후 인력 충원을 계속하고 있다. 직원 규모는 얼마나 되나?

“2일 기준 38명이다. 매주 인원이 새로 들어오고 있다. 다음 주에 또 들어온다. 2월에 분사할 때 우아한형제들에서 넘어온 사람이 20명이 조금 넘는다. 현재 직원의 거의 절반이 새로 들어오신 분들이다. 상당히 빠르게 충원하고 있다. 연말까지도 아마 계속 충원할 듯하다.”

Q. 제품 국산화애 대한 구체적인 생산 계획은.

“위탁생산은 아니다. 저희가 직접 공장을 설립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모든 걸 다 설계해서 만들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생산 기술을 가져오는 형태로 계획 중이다. 중국에 있는 생산기지를 한국으로 이전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본다. 올해 하반기에는 공장을 돌리는 것이 목표다.”

Q. 추후 제품 라인업에도 변화가 생기는지 궁금하다.

“기존 라인업은 유지할 계획이다. 하드웨어를 국산으로 돌려도 소비자에게 추가 비용을 전가할 생각은 없다. 이르면 올해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수도 있다. 아직 검증 절차를 거치고 있다.”

비로보틱스 배민로봇S (사진=비로보틱스)

Q. 장기적인 서빙로봇 보급 계획과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나?

“연내 누적 2천500대 목표다. 또 3년 내에 국내에서 최소 1만 대 이상 보급할 것으로 본다. 국산화 이후에는 글로벌 판매도 진행할 예정이다. 해외 수출에서 유의미한 대수를 보급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는 국산화에 초점을 맞추고 내년에 수출을 본격화 할 플랜이다.”

Q. 새로 구상하는 사업이 있나?

“조만간 ‘중고인증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다. 서빙로봇이 국내에 보급된 지 3년이 넘어가고 있다. 거의 대부분 36개월 약정으로 계약하셨을 것으로 본다. 그래서 중고 시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식당을 폐업한 경우 필요가 없어진 로봇을 처분할 수 있다. 자동차에 중고차 시장에 있는 것처럼 로봇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본다.”

Q. 회사가 지향하는 비전이 궁금하다.

“비전은 ‘모두가 일하기 편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서빙로봇을 공급하면서 매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일하기 편해졌다’는 말이다. 서빙로봇은 일을 하기 편하게 만들어주는 첫 번째 아이템이다. 앞으로는 그게 조리로봇이나 또 다른 솔루션이 될 수도 있다. 고객들이 일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솔루션들을 계속 제공하는 기업이 되려고 한다.”

Q. 로봇이 사람의 일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말로 들린다.

“처음에 서빙로봇 사업을 시작할 때는 ‘사람을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오랜 시간 지나면서 느낀 점은 결론적으로 로봇이 사람을 온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 서빙로봇이 한 0.7인분 정도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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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빙로봇 외 솔루션 시기는?

“당장은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주력하고 있는 것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올해 공장을 세우면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는 일은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싶다.”

김민수 비로보틱스 대표 프로필

- 1985년, 출생

- 2012년, 중앙대 무역학과 졸업

- 2012년, 엘리메탈 해외영업팀

- 2015년, CJ 포디플렉스 4DX 사업팀

- 2019년, 우아한형제들 서빙로봇사업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