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중동 게임시장…K게임도 주목

중동 '게임광' 빈 살만, 한국 게임사 적극 투자

디지털경제입력 :2023/03/03 11:12    수정: 2023/03/03 15:43

글로벌 게임 기업의 중동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해외 주요 게임사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관심을 보이며 중동 지역이 새로운 게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도 중동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동 지역 내에서 한국 게임의 선호도가 높고, 국내 게임사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중동 지역이 한국 게임업체들의 새로운 해외 거점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발표한 ‘2022 해외 콘텐츠시장 분석’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동 및 아프리카 게임시장 규모는 28억3천600만 달러(약 3조5천115억)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같은 흐름은 2026년 44억1천300만 달러(5조4천743억원)에 달할 만큼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22년 해외 시장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에 따른 권역별 게임 이용 시간.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이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는 2021년 기준 중동지역에서 가장 높은 38.3%의 마켓 비중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2위는 이스라엘(20.7%), 3위는 UAE(18%) 순이었다.

중동 및 아프리카 게임 이용자 수는 3억1천200만명 가량이며, 게임 이용 플랫폼은 스마트폰, PC·노트북, 콘솔 순이었다. 모바일과 온라인에 집중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 입장에서는 플랫폼 다변화 없이도 그대로 공략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게임광'도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실세로 막대한 권력을 행사하며 국정을 이끄는 인물이다. 그가 이끄는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펀드(PIF)는 지난해 일본 게임회사 닌텐도 지분 5%를 사들였다. 앞서 빈 살만은 왕세자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캡콥, 테이크투 등의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글로벌 게임계 큰손으로 떠올랐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또한 e스포츠 분야에 투자도 적극적이다.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새비게임즈 그룹은 지난달 중국 e스포츠 기업 VSPO에 2억6천500만 달러(약 3천400억원)를 투자했다. 중국의 VSPO는 2016년에 설립된 e스포츠업체로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을 주관한 바 있다. 텐센트가 VSPO의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도 최근 중동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이전부터 중동시장은 한국 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PC와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가 많은 지역이다.

콘진원이 발표한 '2022년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중동은 주중 평균 159분, 주말 218분으로 한국 게임 이용 시간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6800명의 한국 게임 평균 이용 시간(146.16분/192.43분)을 훌쩍 뛰어 넘는 수치다.

한국 게임에도 가장 많은 돈을 많이 쓰는 지역이다. 월 평균 1인당 한국 게임에 가장 많은 비용을 지불한 국가 1·2위는 카타르(76.21달러)와 UAE(68.98달러)로 중국(60.77달러), 미국(55.51달러)보다 높다.

중동 시장과 국내 게임업계와의 접점도 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PIF는 앞서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확보했다. 또한 2022년 연말에는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가 '승리의 여신: 니케'를 개발한 한국 게임사 시프트업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위메이드 나인66 파트너십 체결.

위메이드는 지난 21일 세비게임즈 그룹의 자회사인 Nine66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재 위메이드는 위믹스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사업 확장을 위해 위믹스 메나(WEMIX MENA LTD)를 아랍에미리트에 설립하며 해당 지역 진출에 가속도를 더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선보인 미르M 글로벌은 중동 지역에서 긍정적인 지표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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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게임 시장 중 하나이며, 소프트웨어 디자이너와 장비 제조업체에게 새로운 시장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중동지역 게임시장의 성장은 높은 스마트폰과 인터넷 보급률 의해 발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동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게임사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다만 중동의 경우 이슬람 문화권이라는 특수성을 존중하고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투자를 단행하는 등 관심을 보이며 중동 지역이 새로운 게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