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오명…부산 청년 '90%' 떠났다

생활입력 :2023/03/01 08:25

온라인이슈팀

지속적인 인구 유출로 '노인과 바다'라는 오명을 받는 부산에서 청년들의 '탈부산 러시'가 잇따르고 있다. 지방소멸 위기의 그림자가 농어촌만이 아닌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 도심까지 스며들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K지방소멸지수' 자료에 따르면 부산 16개 구·군 중 소멸우려지역에 해당하는 곳은 영도구(0.549), 서구(0.636) 등 2곳이다. 수치가 낮을수록 소멸 위험이 크다.

부산 중구 남포동과 광복동 일대의 모습.(부산 중구청 제공) © News1

곧 소멸위기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이 큰 '소멸 선제대응 지역'도 수영구(0.925), 사하구(0.942), 북구(0.963), 부산진구(0.971), 남구(0.99), 금정구(0.998) 등 6곳으로 나타났다.

부산 구·군의 절반이 소멸 우려가 있거나 소멸 위기 직전에 처한 것이다.

부산 청년들의 수도권 이탈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소멸 위기도 가속화하는 상황이다.

부산시의 '2021년 부산시 청년통계'에 따르면 부산 청년(18~34세) 인구수는 2015년 79만2448명에서 2021년 68만8741명으로 13.1% 감소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디지털 심화 관점에서 본 동남권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1년까지 전국 5개 경제 권역 중 인구 순유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동남권으로 총 68만여명이었다.

연령대별로 20대가 40만375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중 무려 90.6%가 수도권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에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도권 쏠림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실제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전국 1000대 기업 중 부산지역 기업은 2008년까지 55개로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2021년 27개로 대폭 감소했다.

출산율 감소세도 몇년 사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의 2022년도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시·도별 합계출산율은 부산(0.72명)이 서울(0.59명)에 이어 두번째로 낮았다. 부산에서 신도시 개발로 젊은 층이 늘어나는 강서구(1.18명)를 제외하고는 모두 1명 미만이었다.

출생아수도 2012년 2만8673명에서 2022년 1만4100명으로 10년 사이 절반가량 하락했다.

자연증가 인구(출생-사망자수)의 경우에도 -1만3600여명으로, 경북에 이어 전국 시·도 중 2번째로 많았다.

저출산 현상에 학령인구도 줄고 있다. 부산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초·중·고 학령인구는 2013년 39만7544명에서 2022년 31만4084명으로 약 21% 감소했다.

최근 2년간 통폐합된 학교도 4곳이나 된다. 또 2025년에는 주원초가 폐교되고, 2026년에는 부산남고가 명지1고로 대체 이전된다.

미래 인구 예측 전망도 암울하다.

부산시는 2021년 인구(332만7530명)가 2035년(295만8617명) 300만명 이하로 떨어지고 2040년 282만6940명으로 될 것으로 전망했다.

청년 장래인구도 2025년 61만5566명→2030년 53만535명→2035년 46만9049명→2040년 40만9165명 순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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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구 산업연구원 국가균형발전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은 "부산은 다른 광역시에 비해 인구가 빠르게 유출되고 있고, 청년 인구 유출이 가장 심각한 지역"이라며 "지역 전반적으로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 소멸에 직면한 기초지자체가 발생하고 있어 청년들을 잡는 게 무엇보다 관건"이라고 말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