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노션AI 한글판, 간단 업무에 능숙...긴 글 작성은 '버벅'

문자 생성 AI 기능 14개...GPT-3 버전 탑재

컴퓨팅입력 :2023/02/24 15:14

미국 IT기업 노션이 이달 초 노션에이아이(AI)를 본격 출시했다. 노션AI는 언어 생성 AI를 활용한 문서 작성 애플리케이션이다. 이 앱은 오픈AI의 GPT-3 모델을 탑재했다. 버전은 영어를 비롯해 한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로 이뤄졌다. 노션AI가 한국어 서비스를 무리 없이 제공하는지 체험해봤다. GPT-3에 있는 언어 80%가 영어인 이유에서다. 노션AI 한글판은 회의 계획, 사업 아이템 제시 등 간단한 업무에 유용했다. 그러나 복잡한 글 작성 기능엔 사람 손길이 필수였다.

노션AI, 어떻게 작동하나

노션AI의 주요 기능 (사진=노션 홈페이지 캡처)

노션AI는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 ▲개요 ▲보도 자료 ▲독창적인 이야기 ▲에세이 ▲회의 어젠다 등 생성 AI 기능을 총 14개 갖췄다. 업무에 필요한 간단한 도구부터 복잡한 글을 작성하는 기능까지 다양하다. 

노션AI는 오픈AI의 GPT-3 모델을 탑재했다. GPT-3는 파라미터가 1천750억개다. 이중 영어만 80%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어는 나머지 20% 안에 들어있다. GPT-3 모델을 갖춘 솔루션이 과연 한국어 버전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사업 아이템 제시부터 회의 계획까지 '척척'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에 '식단'을 입력했다. (사진=노션 홈페이지 캡처)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부터 시도했다. 이 기능은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는 데 유용하다. 사용자가 단어 하나만 입력하면 여러 아이디어를 받을 수 있다.

단어 '식단'을 검색창에 입력했다. 노션AI는 ▲식단 관리 앱 개발 ▲건강한 식습관을 위한 요리 레시피 공유 플랫폼 ▲다이어트를 위한 맞춤형 식단 컨설팅 서비스 ▲식단과 운동 계획을 함께 관리하는 플랫폼 개발 등 여러 사업 아이디어를 내놨다. 

다소 추상적인 단어도 넣어봤다. '경영 혁신'을 입력했더니 ▲AI를 활용한 경영 전략 개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거래 프로세스 혁신 ▲그린 경영을 통한 환경 보호 및 비용 절감 등이 나왔다. 

회의 어젠다에 '워크숍 장소'를 입력했다. (사진=노션 홈페이지 캡처)

노션AI는 직장 내 회의 계획도 만든다. 사용자가 회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주제에 필요한 논의사항과 토론해야 하는 내용을 개요 형식으로 제시한다. 

회의 주제를 '워크숍 장소'라고 적어봤다. 노션AI는 3초 만에 필요한 회의 핵심 절차를 우선순위로 깔끔하게 적어서 제시했다. 내용은 바로 직장에 활용해도 손색없을 정도다.

보도 자료, 사람보다 작성 잘 할까?

노션AI가 쓴 보도 자료. 오픈AI 최고경영자 이름을 틀리게 썼다. (사진=노션 홈페이지 캡처)

간단한 기능으로는 노션AI를 확실히 알 수 없었다. 좀 더 복잡한 기능을 시도했다. 보도 자료 메뉴를 선택했다. 인간 마케터보다 노션AI가 한글, 영어로 된 보도 자료를 무리 없이 작성하는지 확인했다.

보도 자료 메뉴 활용법은 간단했다. 사용자는 보도 자료에 넣을 주제를 키워드 형식으로 입력하면 된다. 이번에 제시한 키워드는 '오픈AI, 챗GPT 출시'였다.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했다는 보도 자료를 생성하기 위해서다.

한국어 보도 자료부터 시도했다. 자료에 오류가 있었다.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사이먼 샤스터로 나왔다. 현재 오픈AI CEO는 샘 알트먼이다. 

영문 버전 보도 자료. (사진=노션 홈페이지 캡처)

영문 보도 자료 결과도 궁금했다. 오픈AI 대표 이름 오류는 없었다. 안도했다. 그런데 챗GPT가 GPT-3 모델을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챗GPT는 GPT-3 모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GPT-3.5 모델로 작동한다. 한국어, 영어 보도 자료가 이대로 나갔다간 큰일 날 것 같았다.

에세이 작성·요약, 자연스럽나

(사진=노션 홈페이지 캡처)
요약 기능을 활용해 내용을 간추렸다. (사진=노션 홈페이지 캡처)

보도 자료 작성보다 더 복잡한 에세이와 문단 요약 기능을 시도했다. '인공지능은 사람을 따라잡을까?'를 주제로 정하고 이를 입력했다. AI는 에세이를 거침없이 작성하기 시작했다. 노션AI는 문단을 총 4개로 나눠 에세이를 생성했다. 소요 시간은 5초였다.

'이어 쓰기' 기능을 누르니, 에세이에 추가 내용이 만들어졌다. 계속 클릭하면 기존 내용이 반복된다. 정보가 끊임없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문단을 하나로 합치는 요약 메뉴도 실행했다. 이 기능은 에세이를 한 문단으로 정리해준다. 품질은 사람이 작성한 것처럼 자연스럽진 않았다. 그렇다고 심각히 부족하지도 않았다.

(사진=노션 홈페이지 캡처)
요약 기능을 활용해 내용을 간추렸다. (사진=노션 홈페이지 캡처)

영어판에 똑같은 주제를 입력했다. 검색창에 'Will Artificial Intelligence surpass human intelligence?'라고 입력했다. 

내용은 한글판과 동일했다. 다만 영문 에세이가 더 자연스러웠다. 한글판과 영문판을 비교해 보니 영문판이 원본이고, 한글판은 번역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글판, 간단 업무에 유용...복잡 기능엔 사람 손길 필요

(사진=노션 홈페이지 캡처)

노션AI는 회의 계획, 아이디어 제시 등 간단한 업무 기능에 유용하다. GPT-3 모델로도 이를 한국어로 소화할 수 있다. 기업·개인이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편리하다.

긴 글을 생성하는 메뉴에선 GPT-3 모델이라는 게 크게 와닿았다. 보도 자료 작성 기능 등을 바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테스트 결과 노션AI는 글 안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포함하거나, 내용 구성을 부실하게 형성했다. 영문판과 비교했을 때는 부족함이 더 드러났다. 

향후 국내에선 GPT 모델보다는 한국어 특화 모델이 더 효율적인 생성 AI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는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카카오브레인 '코지피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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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클로바는 국내에서 처음 출시된 한국어 특화 언어 모델이다. 매개변수는 2천40억개다. 코지피티는 GPT-3 한국어 버전이다. 매개변수는 60억개다. 한국어 데이터로 이뤄진 토큰 2천개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노션AI가 비효율적인 건 아니다. 문자 생성 AI 기능 14개를 한 앱에서 제공해서다. 사용자는 모든 기능을 한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한국어 보도 자료나 에세이 작성 기능을 활용할 땐 유념해야 한다. 영문 버전과 비교, 분석해 사실 여부를 살피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