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석 달만에 2023년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모두 0.1%p씩 하향 조정했다.
23일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전망치 1.7%보다 0.1%p 낮은 1.6%, 소비자물가상승률도 0.1%p 낮은 3.5%로 예견한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과 유럽의 연착륙 가능성, 중국의 경기 회복 등 상향조정 요인과 IT 경기부진, 국내 부동산 경기 둔화 등 하향 조정 요인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예측한 올해 경제 전망 부문 중 민간소비가 0.4%p 하향 조정됐다. 11월에 한국은행은 올해 민간소비가 2.7% 증가할 것으로 봤지만, 2.3%로 내려잡은 것이다.
한국은행 조사국 관계자는 "민간소비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펜트업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봤으나 4분기 줄어들었고 이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며 "경기 둔화로 인한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줄어들어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펜트업 효과는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억눌려왔던 수요가 팽창하는 효과를 뜻한다.
올 상반기 국내 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다가 하반기 중국 및 IT 경기 회복으로 반등한다는 부연이다.
올해 국내경제 성장에는 수출 기여도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내수 부문의 기여도는 1.9%, 수출은 0.7%였지만 올해 관측치는 내수 1.3%, 수출은 0.3%다.
통관 수출의 경우 IT, 비IT 부문 모두 단가 하락으로 금년 중 감소한다는 것이다. 올해 상품 수출 증가 전망치는 0.5%로 지난해 3.1%에 비해 크게 하락하고, 상품 수입의 경우에도 올해 증가 전망치는 -0.2%로 지난해 4.6%와 비교해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60억달러로 지난해 298억달러 대비 12.8% 가량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국제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지난해 5.1%보다 상당폭 낮은 3.5%로 관측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전망치 3.6%를 소폭 하회할 것이며 3월부터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중 5% 내외를 나타내다가 3월에는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상당폭 낮아지겠다"며 "이후에도 수요 압력 약화 등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면서 연말에는 3%대 초반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3.0%로 지난 전망 수준인 2.9%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둔화가 하방요인으로 작용하지만, 그간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이 공공요금 등에 점차 반영되고 2차 파급영향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총재는 "금년 중 물가 흐름을 주요국과 비교해 보면, 인플레이션 수준은 주요국보다 대체로 낮을 것으로 보이지만, 물가 전망에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공공요금 인상의 파급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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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조사국 측은 "향후 성장경로 상에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에 대응한 주요국 통화 긴축 강화와 국내 주택시장 부진 심화가 하방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과 같은 수준인 연 3.5%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