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국내 PC 시장 그래픽카드 판매량이 전년 대비 21.8% 늘어났다. 신제품 출시와 암호화폐 채굴 수요 급감 등으로 가격이 내리자 그래픽카드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상승중이다.
21일 가격비교서비스 다나와에 따르면 상위권으로 꼽히는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80 탑재 그래픽카드 가격은 전년 대비 85만 4천원 떨어진 116만원대에 형성됐고 지포스 RTX 3060 Ti 그래픽카드 가격은 전년 대비 43% 하락한 63만원 대로 집계됐다.
그러나 그래픽카드와 밀접하게 맞물린 게임용 모니터, 프로세서나 메인보드 등 기타 제품의 판매량은 정체상태다. 당분간 PC 교체보다는 DDR5 메모리나 그래픽카드 등 일부 부품 교체 수요가 꾸준히 유지될 전망이다.
■ 다나와 "그래픽카드 가격 지속 하락"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 1월 온라인에서 유통된 그래픽카드 평균 가격이 전년 대비 평균 42%, 최대 62% 하락했다.
그래픽카드 가격이 떨어지며 판매량도 동반 상승했다. 지난 1월 그래픽카드 판매량은 전년 12월 대비 21.8% 상승했으며, 2월 1주 판매량은 1월 말 대비 31.3% 올랐다.
다나와 관계자는 "시장 내 공급이 부족해 비정상적으로 상승했던 그래픽카드의 가격이 완전히 제자리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 그래픽카드 빨아들이던 채굴수요 급감
시장조사업체 존페디리서치는 "그래픽카드가 2020년과 2021년에 암호화폐 '이더리움' 채굴에 쓰이면서 부족 현상과 가격 상승을 동시에 일으켰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해 9월 이더리움 채굴 방식이 PoW(작업증명)에서 PoS(지분증명)으로 전환되었고 현재는 보유한 코인 비율에 따라 보상을 받는다. 종전처럼 그래픽카드를 집중적으로 투입해 채굴하던 방식으로는 채굴이 불가능하다.
여기에 엔비디아가 지난 해 9월 지포스 RTX 40 시리즈 등 새 그래픽카드를 공급하면서 주요 제조사들이 전세대 제품인 RTX 30 탑재 그래픽카드 가격 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 PC 교체 대신 그래픽카드만 팔리는 상황
그러나 현재 국내 조립PC 시장에서는 그래픽카드 판매만 늘어났을 뿐 프로세서나 메인보드 등 기타 주요 부품의 판매는 정체 상황이다.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그래픽카드 가격이 치솟았던 지난 해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칩셋등으로 버티면서 구매 시기를 기다렸던 소비자들이 그래픽카드만 추가로 구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카드와 맞물리는 제품인 게임용 모니터 교체 수요도 크지 않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작년 대비 줄어든 수요 중 대부분이 공격적으로 마케팅 등을 진행한 삼성전자·LG전자 제품으로 쏠렸고 외산 업체들의 매출은 일부 하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고성능 요구 대작 전무..."부분 업그레이드 수요 는다"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PC 업그레이드를 고려할 만한 대작 게임 출시도 기대하기 어렵다.
배틀그라운드는 2017년 출시 당시만 해도 고사양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게임 중 하나였지만 현재는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 등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어 '무거운 게임'이라는 이미지를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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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리그 등에서 점유율이 높은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는 보급형 PC에서도 잘 실행되며 오는 6월 출시될 디아블로4도 고사양을 요구하지 않는 게임이다.
취재에 응한 PC 업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PC 교체나 업그레이드 대신 DDR5 메모리와 그래픽카드 등 주요 부품 교체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