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메타버스 P2E는 게임이 아닌 노동이다

전문가 칼럼입력 :2023/02/19 13:10

정승익 메타피아 대표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P2E는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개념으로, 사용자가 게임을 하며 획득한 재화나 아이템이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자산으로 활용하는 모델을 말한다. 이는 게임을 즐기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필자가 보기엔 게임을 즐기면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적다. 단순히 게임을 플레이해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 메타버스 기업의 생태계에 기여를 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로블록스의 경우 게임을 직접 개발해 유저들이 즐기면 '로벅스'라는 재화를 받고, 수수료 70%를 제외하고 약 30%의 수익을 지급 받는다. 또 제페토의 경우 아바타 방송을 하거나 3D 모델링을 통한 아이템을 제작해 수수료 30%를 제외하고 약 70% 수익을 받는다. 정산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사용자(유저)는 게임 회사 직원처럼 직접 개발, 디자인, 마케팅해 수익이 창출될 수 있는 구조다.

이처럼 메타버스 기업 직원이 해야 할 생태계 구축을 유저가 대신 제작함으로 돈을 받는 게 P2E다.  기업 입장에서는 고용을 최소화하고 유저들에게 개발 리소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받음으로 고정비를 줄여 영업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기업이 유저에게 생태계 제작을 장려하는 또 다른 이유는 메타버스 플랫폼 이용자의 약 50%가 10대이하 유저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이 20세 직원을 채용하면 메타버스 메인 유저 층인 10대 유저와 10년 차이가 나고, 또 대졸 출신 25세 직원을 채용하면 메타버스 유저와 15년이라는 시간차가 생긴다. 기업 문화로 비유하면 신입사원과 부장급 세대 정도의 차이가 난다.

부장은 죽었다 깨어나도 신입사원의 사상과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다. 메타버스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10대 유저가 즐기는 콘텐츠는 10대가 만드는 것이 가장 타율이 높다. 때문에 메타버스 기업은 유저들이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고 즐길 수 있게 유저 친화적인 정책으로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고 오프라인에서 근무하는 것이 훨씬 많은 소득을 벌지만, 기본 시급이 낮은 동남아에서는 P2E 게임 소득이 결코 적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활성화돼 있다. 현재 필리핀이 메타마스크 설치률 세계 1위다. 중국이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이 부족해 바로 가상 결제(송금/QR 결제) 문화를 도입해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산업을 리드하는 것처럼 동남아 국가도 기존 인프라 부족으로 가상 화폐 시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결핍을 기회로 바꿀 수 있을 지 동남아시아의 미래가 기대된다.

정승익 메타피아 대표

필자 약력

- 메타피아 대표이사

- 서울사이버대 전자과(메타버스) 교수

- 메타버스 바이블_디지털 사피엔스의 대이동 저자

- 카이스트 올해의 경영대학人 (2022)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