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근 가스레인지 인체 유해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현지 가전업계는 인덕션 제품군을 늘리며 대응에 나섰다. 국내 가전업체들도 전기레인지 마케팅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지난달 가스레인지가 일산화탄소 등 유해물질을 배출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며 사용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스레인지는 19세기에 개발된 이후 가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조리 기구로 자리 잡았지만, 유해성 논란은 이전부터 있었다.
지난해 이맘때에는 미국 스탠퍼드대학 지구시스템과학과 연구팀이 가스레인지가 누출하는 메탄의 심각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환경과학기술’ 저널에서 “미국 가정 가스스토브가 배출하는 메탄이 휘발유 자동차 50만대 규모 온실 효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다른 연구에서도 가스레인지가 천식 등 건강 문제를 야기하는 물질을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가스협회(AGA)는 “연구가 잘못된 것”이라며 “연관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전기레인지 전환을 유도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안에 따르면 전기레인지를 새로 도입하는 소비자에게 구입비 최대 840달러(약 109만원)와 배선 공사비 2천500달러(약 325만원)를 지원한다.
이에 미국 가전업계는 인덕션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GE어플라이언스가 올해 선보이는 쿡탑 28종 가운데 절반에 인덕션 기술을 탑재했다고 전했다. 현재 인덕션 모델 비중은 36% 수준이다. 레인지 업체 바이킹은 2009년부터 인덕션 전문업체 3곳을 인수하며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LG전자와 삼성전자 미주법인, 월풀 등이 소속된 미 가전제조사협회에 따르면 신규 레인지 보급 중 전기 비중이 더 높다. 소매·건설 업체에 배송한 레인지 제품 중 전기레인지와 가스레인지가 각각 60%, 40%를 차지했다.
국내 가전업계도 전기레인지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 도시가스 보급률이 높고 전기요금 누진율이 높아 여전히 가스레인지 이용이 보편화됐다. 업계는 국내 전기레인지 전환 추세가 본격화하면 관련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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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생활가전 기업 쿠쿠에 따르면 셰프스틱 인덕션레인지 제품군은 지난해 월 평균 30% 이상 매출이 성장했다. 쿠쿠는 “셰프스틱 인덕션레인지 라인을 포함한 총 172개 모델은 한국에너지공단 최저소비효율기준을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방가전기업 쿠첸도 인덕션 제품을 늘리며 수요에 대비했다. 지난해 출시한 ‘화이트 3구 인덕션 더 블랑’ 제품은 화이트 컬러에 세라믹 재질을 적용해 밝은 이미지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