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학과 무더기 미등록 사태…정원 1.5배가 포기

생활입력 :2023/02/17 16:26

온라인이슈팀

주요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 정시모집에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수험생 수가 모집인원보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종로학원이 고려대·서강대·연세대·한양대 반도체 계약학과 정시 추가합격 최종 공개 자료를 분석한 결과, 4개 대학에서 총 73명이 추가합격했다.

4개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의 모집인원은 47명인데 그 155.3%에 달하는 인원이 합격을 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것이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자연계열 전체 추가합격 비율(33.0%)보다도 크게 높은 수치다.

이들 대학의 채용연계형 반도체 계약학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기업과 계약을 맺고 졸업 후 자동 취업을 보장한다.

반도체 웨이퍼 (사진=삼성전자)

정시에서 10명을 모집한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삼성전자)는 모집인원의 130.0%에 해당하는 13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11명을 모집한 고려대 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는 8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모집인원의 72.7% 규모다.

두 대학의 경우 전년도보다는 추가합격자 비율이 낮아졌다. 전년도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모집인원(22명)의 168.2%에 해당하는 37명이,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모집인원(10명)의 160.0%에 해당하는 16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그러나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자연계 추가합격자 비율이 33.0%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 학과의 추가합격 비율은 크게 높은 수준이라고 종로학원은 설명했다.

올해 신설된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 역시 8명이 등록하지 않았다. 전체 모집인원 10명 중 80.0%에 해당하는 규모다.

마찬가지로 올해 신설돼 16명을 모집한 한양대 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는 모집인원 대비 275.0%에 해당하는 44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종로학원은 이들 반도체 계약학과의 등록포기자 상당수가 의·약학계열로 빠져나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정부 육성 정책, 대기업 연계에도 불구하고 의·약학계열에 밀리는 구도가 확인됐다"며 "대기업과 연계되지 않은 일반대학 반도체 관련학과의 선호도 상승이 불투명하다. 보다 구체적인 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