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난방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1월 난방비 고지서에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사용량이 반영됐는데, 설 연휴 이후 한파 때 겪은 난방비는 2월 난방비 고지서에 포함됩니다. 여기에 1월부터 오른 전기요금까지 반영되기 때문에 입춘이 지났지만 2월의 난방비 고지서가 벌써 두렵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의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전국 아파트 ㎡당 평균 난방비는 지난해 12월 기준 514원으로 1년 전보다 53.9% 올랐습니다. 난방비가 전년보다 2배는 훌쩍 뛴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중산층까지 난방비 지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지난 10일 중산층 난방비 지원을 취약계층과는 다른 방법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중산층을 지원한다는데, 그렇다면 궁금해집니다. 우리는 중산층에 해당할까요?
중산층은 정의하기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쓰이는데, 한국에서는 주로 경제적 수준에 따른 계층으로 이해되곤 합니다. 경제적 수준 외에도 중산층을 정의할 수 있는 기준들, 예컨대 여유로운 생활, 삶의 질, 정서적 안정, 사회적 기여 수준이나 지위 등도 있습니다.
한국 통계청에서 주로 활용하는 중산층 기준은 중위소득 50~150%로, 폭이 꽤 넓은 편입니다. 2020년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할 때 개인은 월 125만~375만원, 4인 가구는 월 250만~750만원에 해당합니다. 처분가능소득은 세금을 빼고 정부의 각종 복지혜택을 더한 소득을 말합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처분가능소득 기준 중위소득 50~150%의 비중은 2021년 기준 61.1%였습니다. 국민 10명 중 6명은 중산층에 해당한다는 뜻입니다.
중산층 비중은 10년 전인 2011년에는 이보다 6.2%포인트(p) 낮은 54.9%에 해당했습니다.
특히 2021년을 제외한 근 3년간 중산층 비중은 2018년 58.6%, 2019년 60.1%, 2020년 62.1%로 점점 늘었는데, KDI는 최근 정부의 소득 지원 확대가 중산층 비중 증가를 크게 이끌었다고 분석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기준인 중위소득 75~200%에 해당하는 인구는 61.1%로 OECD 평균인 61.5%와 비슷합니다.
한편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인식하는 비중도 점점 늘어왔습니다.
통계청의 사회조사에 따르면 자신을 중산층으로 인식하는 비중은 2013년 전에는 다소 줄었는데, 2013년 51.4%에서 2021년 58.8%로 지속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소득, 직업, 교육, 재산 등을 고려한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중하 가운데 중에 속한다고 응답한 경우입니다.
반면 노력에 따라 계층 상승이동을 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긍정은 약간의 등락이 있지만 대체로 감소 추세였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노력한다면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매우 높다'·'비교적 높다'로 응답한 비율이 2011년 28.8%에서 2019년 23%로 꾸준히 감소했고, 2021년에 다소 올라 25%로 나타났습니다.
자녀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을 묻는 질문은 더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자녀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1년 41.7%에서 2021년 29.3%로 10%가 넘는 감소 폭을 보였습니다.
그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작동할 거라는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중산 서민층의 삶은 계속 퍽퍽해지고 자녀에게 계층이 대물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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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기관들은 올해 상반기는 경기가 예상보다 더 하락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적자로 공공요금의 인상이 불가피한 터라 취약계층은 물론이고 중산층의 삶도 더 퍽퍽해질 전망입니다. 정부는 중산층의 범위와 지원 방식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