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호칭을 폐지하는 사전 작업에 돌입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호칭을 폐지하기 위해 내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올해는 일부 조직에서 파일럿 형태로 운영하고, 내년에 호칭을 폐지할 예정이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연공서열식 직급체계를 없애고 수평적 호칭을 시행하는 것이 하나의 인사(HR)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LG전자 역시 직급체계 개편을 통해 시류에 맞는 조직문화의 변화를 꾀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LG그룹은 2017년부터 주요 계열사 직원들의 직급 체계를 기존 5단계에서 사원·선임·책임 등 3단계로 축소 통합했다. 여기서 호칭을 없애 수평적 조직문화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직급 폐지는 아직 미정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5월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임직원들과 조직문화 방향성을 놓고 소통하는 온라인 행사에서 '생각 위에 직급을 올려놓지 말자'는 내용이 담긴 조직문화 혁신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직급체계 개편의 신호를 보냈다.
LG전자 관계자는 "직급폐지 관련 설명회를 연 것이 아니라 다양한 안건에 대해 구성원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갖고 있는데, 최근에 호칭 관련 내용이 있었다"며 "일부 희망 조직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해보고 구성원 의견을 수렴한 다음에 폐지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수평적 조직문화 꾀하는 주요 그룹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직급 간소화와 폐지 등을 추진했다. 직급단계를 기존 7단계(사원1·2·3, 대리, 과장, 차장, 부장)에서 4단계(CL1∼CL4)로 단순화했다.
임직원 간 호칭은 '님'으로 통일하되 업무 성격에 따라 '님', '프로', '선후배님' 또는 영어 이름 등 수평적인 호칭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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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022년도 정기 인사부터 부사장·전무 직급을 통합해 사장 이전의 임원 직급 체계를 부사장·상무 등 2단계로 단순화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최근에는 직원 간에만 적용했던 수평 호칭 제도를 경영진과 임원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사장님’, ‘상무님’ 등으로 부르는 대신 영어 이름이나 이니셜, 한글 이름에 ‘님’을 붙여 부르는 식이다.
SK그룹도 2019년 상무나 전무 같은 임원직급을 페지하고 부사장으로 통합했다. 호칭도 본부장이나 그룹장 등 직책으로 구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같은해 이사대우·이사·상무 직급을 상무로 통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