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질환을 앓는 60대 여성이 호찌민발 인천행 대한항공 비행기에서 기절했다가 승무원들의 도움으로 구사일생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이 승객은 "직원들이 정말 훌륭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5일 호찌민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한 A씨(62)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너무 고마워서 몇 년 만에 글을 쓴다"며 대한항공 직원 미담 글을 올렸다.
A씨는 "2월 되자마자 칠순을 맞은 언니와 형부들을 모시고 세 자매가 부부 동반으로 베트남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날 오전 6시, 택시를 불러 호찌민 공항에 도착한 그는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2시간 가까이 줄을 선 끝에 겨우 출국 수속을 한 뒤 비행기에 올랐다.
부정맥과 고혈압을 앓는 A씨는 물이 없는 탓 기내 좌석에 앉고 나서야 평소 복용하던 약을 먹을 수 있었다.
문제는 이륙 1시간쯤 뒤였다. 기내식을 먹고 눈을 붙이려던 A씨가 갑자기 몸의 이상증세를 느낀 것.
그는 "머리가 아프고 온몸에 기운이 빠지면서 호흡곤란이 왔다"며 "옆좌석의 남편을 깨워 손발을 주무르다 도저히 안 돼서 일어나서 뒤로 가는 순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밝혔다.
그러자 승무원들이 달려와 A씨를 부축해 눕힌 뒤 응급조치를 시작했다. A씨가 잠시 정신을 차렸을 때, 승무원들은 의료진을 찾는 기내 방송을 내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승객 중 의료진은 한 명도 없었다고.
A씨의 맥박은 느려지기 시작했고, 체온도 떨어져 의식이 점점 희미해졌다. A씨의 남편이 "아내는 심장병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라고 밝히자, 그 순간 사무장 한모씨가 A씨의 혈압과 체온을 체크하고 하체 거상 운동을 도와 혈행을 회복할 수 있게 힘썼다.
또 승무원 여러 명이 A씨를 둘러싸고 손발을 주무른 끝에 A씨의 상태는 점점 나아졌다.
이후 A씨는 다시 자기 자리를 찾아갔고, 이때 옆좌석에 있던 남성 승객 두 명이 흔쾌히 자리를 비워준 덕분에 그는 남은 비행 동안 편하게 누워 한국에 도착했다.
A씨는 "비행 내내 혈압, 체온 체크해주고 인천공항에서는 지상직 승무원이 휠체어까지 준비해서 기다리고 있었다"며 "승무원들이 얼굴만 예쁜 게 아니고 구급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라 너무나도 훌륭하게 간호해주셔서 놀랐다"고 전했다.
이어 "지상에 내리니 혈압도 정상 회복되고 심장도 제대로 움직였다"며 "인천공항 지하에 병원이 있다고 거기로 가는 게 어떻겠냐고 했는데, 상태가 좋아져서 짐 찾고 집으로 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창원에 사는 62세 김모씨 기내에서 사망했다고 뉴스 나올 뻔했는데 이렇게 무사히 돌아가는 게 너무 기쁘다. 대한항공 승무원들 참 고맙다"고 인사했다.
또 A씨는 "저를 돌봐줄 때 그 눈빛과 손길이 꼭 '일이라서 한다'는 의무감이 아니고 진정한 걱정과 배려에서 나오는 게 느껴져서 감동이었다"며 "다들 훈련받아서 자기 일은 똑 부러지게 하더라"라고 연신 칭찬했다.
특히 그는 주도적으로 자기를 돌봐줬던 사무장급 승무원을 언급하며 "명찰을 정확히 보고 이름을 외웠다. 대항항공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에 칭찬 글 올렸다"고 했다.
끝으로 A씨는 "작년부터 증세가 심해졌는데 코로나로 한동안 비행기를 안 타다 보니 혈압이랑 심장에 문제 있다는 걸 깜빡 잊었다. 이젠 조심하겠다. 병원도 다녀왔다"며 "사람 오고 가는 게 한순간이다. 동행한 언니와 형부들도 많이 놀랐다더라"라고 아찔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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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조회수 16만여회, 추천 2800여개를 받는 등 화제를 모았다. 누리꾼들은 "천만다행", "승무원들은 비상시에 사람 목숨 구하는 직업이다", "위급상황에 성심성의껏 도와주신 승무원분들 감사하다" 등 댓글을 남겼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