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간암 환자의 경우 비고령 환자에 비해 동반질환이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고령의 간암 환자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다면 고령이 아닌 환자와 치료 효과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암학회(이하 학회)는 2일 ‘’고령화 시대에서의 적정 간암 치료’를 주제로 제7회 간암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학회 이한아 기획위원(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고령의 간암 환자에서도 최근 발전한 치료법을 적용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학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한 대규모 연구에서 간암의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전체 연령에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80세 이상에서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예측 조발생률 역시 점차 증가해 2028년에는 2008년 대비 약 4배 증가할 것으로 보고됐다.
또 학회 간암등록사업위원회의 무작위 간암등록사업 자료 분석에서도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새롭게 간암으로 진단받은 1만5186명의 환자 중 65세 이상 고령 환자는 3명 중 1명 이상인 38.4%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연간 고령 간암환자 비율은 2008년 35.5%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7년 45.9%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환자의 생존율은 1년 55.5%, 2년 39.2%, 5년 12.8%였다.
특히 고령 간암환자는 비고령 환자에 비해 동반질환이 유의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당뇨 34.8%(비고령 21%), 고혈압 52.4%(23.8%)를 보유하고 있었고, 신장기능과 간기능 또한 저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간염질환과 간암의 연관성 분석에서는 B형 간염과 관련된 간암의 비율은 고령 환자 29.7%에 비해 비고령 환자(68.1%) 비율이 높았지만, C형 간염(고령 18.1%, 비고령 6.1%)과 알코올 간질환(고령 16.8%, 비고령 7.9%), 기타 간질환(고령 28%, 비고령 10%)에서는 고령에서 연관성이 더 높았다.
문제는 고령 간암환자에서 적극적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암등록사업 자료 분석에 따르면 고령 간암 환자의 경우 진단 후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25.5%로 비고령 환자 16.9%에 비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혈관 침범이나 간외 전이를 동반하는 진행성 간암의 경우 치료를 받지 않는 고령환자는 40.2%(비고령 21.4%)에 달했고, 간절제나 고주파열치료술로 완치가 가능한 조기 간암에서도 비고령 환자에 비해 고령 환자는 국소 치료인 경동맥화학색전술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학회는 고령 간암환자에서 치료를 받지 않거나 덜 침습적인 치료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으나 최근 간암환자의 기대 수명 증가로 이러한 치료 경향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며, 특히 적극적 간암치료는 연령과 무관하게 생존율 향상에 도움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고령이라는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한아 기획위원은 ‘고령화 시대에서의 적정 간암 치료’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국내 연구에서 고령 간암 환자는 적극 치료시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해외 다른 연구에서도 고령과 비고령 간암 환자의 치료 성적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즉 다수의 동반질환을 가진 고령 환자에서도 근치적 치료법인 수술이나 고주파열치료술 후의 생존율이 비고령 환자에서와 차이가 없었을 뿐 아니라, 조기 간암을 지난 병기에서도 경동맥화학색전술이나 방사선치료, 면역항암제 치료 후의 생존율에서 고령과 비고령 환자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진행성 간암 환자에서도 경동맥화학색전술, 전신 항암제치료, 체외방사선치료에서 고령과 비고령 환자의 생존율 차이는 없었다”라며 “고령 간암환자의 치료도 병기 맞게 잘 시행한다면 비고령과 유사하거나 동등한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간암학회가 제정한 간암의 날은 간암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고, 간암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예방법을 전달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