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이라던데…세미콘코리아 채용설명회 '문전성시'

세메스·ASML·머크·TEL 등 직무·처우·복지 소개…취준생으로 '만석'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2/03 15:41

“잠시만요, 채용설명회 등록 명단 확인 좀 할게요.”

반도체 산업이 불황이라지만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전시회 ‘세미콘 코리아’ 채용 현장은 자리가 없어 못 들어갈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채용설명회를 열고 있던 한 업체 관계자는 “지금 당장 실적이 안 나오고 사정이 나쁠지라도 반도체 회사는 미래를 대비하려고 투자를 한다”며 “몇몇 대학교에서 수십명씩 단체로 채용설명회에 참석하겠다고 신청해 왔다”고 말했다.

국내외 기업 인사 담당자는 각 기업 전시장에서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을 만났다. 신입·경력 사원을 모두 뽑는 가운데 특히 재학중인 대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전시회 '세미콘코리아'에서 ASML이 진행한 채용설명회에서 취업준비생들이 회사 소개를 듣고 있다.(사진=유혜진 기자)

세메스 채용설명회에는 설명회 부스에 채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이 문 밖까지 서 있었다. 작은 회의실을 가득 메웠다. 뒤에 선 학생들은 앞사람에 가려 안내 화면을 보기 힘들지만 귀를 쫑긋 세웠다. 세메스는 삼성전자 자회사로, 국내에서 가장 큰 반도체 장비 업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가 세메스 지분을 약 92% 보유하고 있다.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전시회 '세미콘코리아'에서 세메스가 진행한 채용설명회에서 취업준비생들이 문 밖에서까지 회사 소개를 듣고 있다.(사진=유혜진 기자)

반도체 테스트 부품 기업 아이에스시는 유연 근무제, 자유로운 연차 사용, 삼시세끼 제공, 통근버스·기숙사 운영, 호텔·리조트 회원권 사용, 문화·레저 티켓 제공, 동호회·자기계발비 지원, 직원 대출 등을 앞세워 우수 인재 영입에 나섰다. 우수 사원과 장기 근속 포상, 인센티브, 명절 선물 등은 기본이다. 

아이에스시 관계자는 “회사를 소개하니 학생들이 회사 위치와 처우·복지, 본인 전공이 어떤 직무에 알맞은지 등을 주로 물어봤다”며 “아이에스시는 숨겨진 알짜 회사”라고 전했다. 아이에스시는 경기 성남시 제2판교테크놀로지에 지은 신사옥으로 지난달 이전했다. 사무·영업·연구·설계 직군에서 신입·경력 직원을 찾고 있다.

ASML 직원(오른쪽)이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전시회 '세미콘코리아'에서 가상현실(VR) 공장 체험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유혜진 기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은 세미콘 코리아에서 채용설명회를 하루에 5차례 열었다. 많은 학생들이 ASML 채용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QR코드(빠른 응답 부호)를 찍어 연신 신청서를 썼다. 

ASML 관계자는 “오전 2번, 오후 3번 채용설명회를 한다”며 “안전을 위해 미리 접수하고 인원을 제한할 정도”라고 말했다. 가상현실(VR) 기기를 쓰고 ASML 공장에 들어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체험하는 공간에도 순서를 기다리는 줄이 늘어서 있었다.

일본 반도체 장비 회사 도쿄일렉트론(TEL)도 미리 신청받아 채용설명회 자리를 채웠다.

머크 직원들이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전시회 '세미콘코리아'에서 채용 과정을 홍보하고 있다.(사진=유혜진 기자)

독일 소재 기업 머크 전시장에서는 취업준비생과 인사 담당자가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머크 직원은 기자에게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머크 채용 채널’을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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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광학 회사 자이스와 일본 전자기기 업체 히타치는 각사 전시장에 관람객 맞이용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고 자리가 비는 대로 채용 상담을 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올 줄 몰랐다”며 “취준생들이 인사 담당자와 직접 만나는 시간을 열망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