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갭투자, 깡통전세 등 전세사기 범죄로 지난 6개월간 총 1900여명이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집계됐다.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 등 20~30대 청년들이 전체 피해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24일까지 6개월간 전세사기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총 618건·1941명을 검거하고 168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청은 지난해 7월 전담수사본부를 설치해 무자본 갭투자, 깡통전세, 허위보증·보험 등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그 결과 전년과 비교하면 검거인원이 8배 늘었고, 구속 인원은 15배 증가했다.
경찰은 전국적으로 6100여채를 보유한 6개 무자본갭투자 조직을 소탕해 이를 기획한 컨설팅업자 등 14명을 구속, 가담자 350여명을 검거했다. 또 허위 전세계약서로 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 수백억원을 뜯어낸 전국 15개 조직을 단속, 총책 및 주범급 85명을 구속하고 가담자 600여명을 붙잡았다.
구체적 사례를 보면, 이번 단속을 통해 경찰은 이른바 '빌라의 신' 사건으로 임대사업자 등 137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5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주택 매매·전세를 동시 진행하는 빌라 3493채를 사들인 뒤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등으로부터 보증금 70여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80여명을 계속 수사 중이다.
서울에서는 지난해 사망한 소위 '빌라왕'과 관련, 다수의 저신용자 등을 바지 임대인으로 세우고 1475채의 주택명의를 이전, 피해 임차인들로부터 보증금 80여억원을 갈취한 배후 컨설팅업자 7명을 검거, 2명을 구속했다.
인천에선 무주택 청년 대상 전세대출 심사가 비교적 간단하다는 점을 악용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가짜 임대·차인을 모집, 허위로 전세대출자금 총 83억을 타낸 이들 151명이 붙잡히기도 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검찰 송치사건 기준)는 1207명, 피해금액은 총 2335억 원이다.
특히 사회경험이 많지 않고 부동산 거래지식이 부족하거나 중개인 의존 경향이 큰 20·30대 청년층 피해자가 각각 18.5%(223명), 31.4%(379명)으로 전체의 절반(49.9%)을 차지하고 있었다.
또 피해자 1인당 피해금액은 1~2억원대가 전체의 37.5%(453명)를 차지했고, 피해 주택유형 중에서는 다세대주택(빌라)가 68.3%(824명)를 차지하는 등 전세사기 피해가 대부분 서민층에 집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범죄 유형별 검거 인원을 보면 허위 보증·보험이 55.3%(107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무자본 갭투자 14.6%(283명) ▲공인중개사법 위반 12.8%(250명) ▲깡통전세 등 보증금 미반환 11.0%(213명) ▲권리관계 허위고지 3.5%(67명) 등 순으로 나타났다.
피의자별로 보면 ▲허위 보증·보험 유형의 가짜 임대인·임차인이 44.7%(867명) ▲각종 전세사기에 가담하거나 불법 중개행위 등을 벌인 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 19.2%(373명) ▲임대인·소유자 16.8%(325명) ▲부동산컨설팅업자 등 브로커 11.7%(228명) ▲건물관리인 5.4%(105명) 순으로 많았다.
경찰은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 및 추가 전세피해 우려 등 국민적 우려가 계속됨에 따라 특별단속 기간을 6개월 연장해 오는 7월25일까지 전세사기 2차 전국 특별단속을 추진할 계획이다. 2차 단속에서는 악성임대인, 컨설팅업자 등 배후세력, 전세대출자금 편취, 불법 감정·중개행위를 '전세사기 4대 유형'으로 선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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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 경찰청장은 "전세사기는 서민의 기본권인 주거권을 침해하고 개인과 가정의 삶을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 추가 전세피해 발생 등 국민적 우려가 계속됨에 따라 경찰은 전세사기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단속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