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취하는 친구들이 모이면 난방비 얘기만 하는 것 같아요. 그동안 월세랑 식비만 걱정했는데, 걱정거리가 하나 늘어난 거죠."
지난해 먹거리를 포함한 생필품 물가가 오르더니, 가스비 상승 여파로 연초 들어 난방요금이 치솟아 청년들에게는 유독 추운 겨울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2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자취 생활 중인 청년들을 중심으로 난방비 상승으로 생활비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아직 경제 기반을 다지지 못한 자취생들 사이에서는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집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서울 마포구에서 자취 중인 대학생 문모(23)씨는 지난달 도시가스 요금이 18만원이 나왔다며 "매년 겨울 방학에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 가스요금이 많이 나오는데 이번처럼 폭탄을 맞은 건 처음이다. 작년이랑 사용량은 비슷한데 요금은 거의 1.8배 정도 오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복학을 앞두고 있다는 대학생 강모(23)씨도 "겨울철 난방비 걱정은 해마다 있었지만 이번에는 기존보다 10만원이나 더 나왔다"며 "용돈으로 생활하는 자취생에겐 너무 곤혹이다. 집에 있는 시간을 줄여서라도 난방비를 아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원생도 부담되기는 마찬가지다. 마포구 공덕동에 살고 있다는 이모(30)씨는 "요즘에는 따뜻한 학교 도서관이나 연구실, 카페에서 사실상 살다시피 하고 있다"며 "집에는 잠만 자러 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여기에 오는 4월부터는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 300~400원씩 오를 예정이라 학생들의 발걸음은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학교 인근에서 자취 중인 대학생 김모(22)씨는 "지금도 마을버스와 지하철만 타는데 한 달 교통비가 10만원 가까이 나오고 있다. 겨울에는 난방비까지 더해져 여윳돈이 사실상 없는 상태"라며 "앞으로도 물가가 이렇게 상승하면 형편이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올겨울 급격히 높아진 난방요금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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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생은 "지난달 나갈 때 난방을 안끄고 나간 적이 있어서, 난방비 폭탄이 심히 두렵다"고 토로했고 또 다른 학생은 "우리 집만 이런 거 아니죠? 나만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는건가"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