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필사적 저지?…금융위 "갈라파고스화 논란 오해"

"리베이트 이슈 중심으로 논의 중"

금융입력 :2023/02/01 10:34    수정: 2023/02/02 10:07

애플페이가 지난해 11월 말 도입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12월과 올해 1월을 넘겨 2월이 됐다. 기다림에 지친 아이폰 유저 사이에선 “금융당국이 보안 규제를 빌미로 애플페이 도입을 필사적으로 막는 게 아니냐”는 내용의 일명 ‘갈라파고스화’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남아메리카 갈라파고스 제도처럼 금융위가 국내 카드사의 이권을 위해 글로벌 결제시장과 등을 지고 스스로 고립을 선택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금융위원회 측은 “오해”라는 입장이다.

애플페이 (사진=애플)

금융위, 갈라파고스화 논란 해명

1일 금융위원회 전자금융과 관계자는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애플페이 이슈와 관련해 최근 일부 언론과 유튜버를 통해 ‘정보처리 업무의 해외위탁 규정’과 ‘EMV 망’이 강조된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회사의 정보처리 업무 위탁에 관한 규정 제5조 1항’을 보면 “개인고객의 고유식별정보는 암호화 등의 보호 조치를 해야 하며, 특히 국외로 이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지급결제업 전문가 사이에선 “만약 당국이 애플페이를 막는다면 보안규제 규정을 근거로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금융위 측은 “오해”라는 입장이다. 전자금융과 관계자는 “현재 금융위 내 다양한 부서에서 애플페이 도입을 논의하며 보안 관련 규정을 함께 검토 중인 것은 맞다”며 “그러나 전체 내용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보처리 업무 위탁 규정의 핵심은 금융사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당사자가 관련 규정을 지켰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라며 “당국이 특정 금융사의 이권을 위해 보안규제를 빌미로 애플페이 도입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는 등의 억측은 오해”라고 덧붙였다.

지급결제 전문가 중에선 “EMV(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카드) 결제 기술이 보안에 취약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지급결제업계 전문가는 “모 페이 앱에 비자 토큰결제를 붙이고자 했던 업무 경험상 EMV 스팩 자체에 보안상 이슈가 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너무 까다로워서 당시 곤욕스러웠던 기억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융위는 애플페이와 관련해 리베이트를 중심으로 업계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는 EMV를 지원하는 NFC(근거리무선통신) 결제단말기 보급율이 적어 현대카드가 보급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카드사와 가맹점 간 리베이트(불법지원금)에 해당 될 수 있어 이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무보고서 언급한 금융보안규제 개선은 애플페이와 무관”

금융위는 지난달 30일 업무보고를 통해 “디지털 환경에 맞지 않는 규제를 개선하고,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금융보안규제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사 등이 리스크 기반의 자율보안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규율체계를 개선하고 금융보안 규제를 ‘목표·원칙 중심’, ‘사후책임’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사진=금융위원회의 새해 업무보고 화면 캡처)

이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금융위가 국제기준에 부합한 금융보안규제 정비를 강조한 이유가 애플페이 규제 완화를 위한 것이 아니겠냐”는 목소리가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금융위는 애플페이와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라는 입장이다.

금융위 전자금융과 내 다른 관계자는 “업부모고에서 밝힌 금융보안규제 정비는 애플페이 도입과 전혀 상관없는 국내 금융사의 사내·외 망분리 관련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사들이 업무를 위해 망을 분리할 때 관련 보안 인프라 구축 등 자율규제에 맡기고 사후에 사고 발생시 책임을 지게 하겠다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벌써 2월…금융위 “아직 논의 중”

한편 최근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 다수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단말기를 설치하는 등의 정황이 포착되며 애플페이 도입을 기대하는 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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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소셜미디어에 여덟 개의 사과 사진을 게재한 것을 두고 “오는 8일 도입 확정을 암시한 것”이라는 풍문이 떠도는 상황이다.

애플페이 관련 이슈를 총괄하는 금융위 중소금융과 관계자는 “아직 논의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