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의 통신자회사 토스모바일이 사전신청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토스모바일은 캐시백, 24시간 고객센터 등을 토대로 나흘간 17만명의 사전신청자를 모았다. 통신 3사 자회사와 KB국민은행 등 대형 사업자들이 알뜰폰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가운데, 토스의 향후 경쟁 구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토스모바일은 ▲데이터 100GB(5만9천800원) ▲데이터 71GB(5만4천800원) ▲데이터 15GB(3만5천800원) ▲데이터 7GB(2만4천800원) 등 4종의 요금제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미사용 잔여 데이터에 따라 최대 1만원 상당의 토스포인트 캐시백을 제공하며 토스페이 결제시 토스포인트 5천원을 돌려주는 게 특징이다.
토스모바일은 서비스 출시에 앞서 토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요금제 선호도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희망하는 사용자들은 월 평균 약 9만4천원의 요금(통신비+단말할부금)을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토스모바일은 향후 이 가입자들이 토스모바일로 옮길 경우 월 통신비를 약 20% 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토스모바일 사전신청자는 2030이 68%로 대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가 22%로 2030 뒤를 이었다.
KB리브엠 이어 금융권의 두 번째 알뜰폰 진출
토스모바일 이전에 알뜰폰 사업에 진출한 금융권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시행 이후 지정된 1호 혁신금융서비스로 리브엠을 선보였다. 리브엠은 출시 2년만에 약 30만명의 가입자를 모으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KB국민은행은 리브엠을 토대로 통신과 금융을 결합하며 가입자를 양쪽으로 확보하고 있다. 급여이체 실적이 있거나 청약 상품을 보유한 경우 리브엠 요금을 월 2천200원씩 할인해주는 식이다.
토스모바일의 요금제와 비슷한 구간대 리브엠 요금제는 ▲LTE 무제한 100GB+게임박스(KT 망) 월 4만1천500원 ▲LTE 무제한 11GB+(KT 망) 월 3만5천500원 ▲LTE무제한 7GB+(KT 망) 월 1만9천500원 등이다.
하지만 토스모바일은 과도한 할인과 마케팅은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토스와 금융적인 연계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토스모바일 관계자는 "망 도매대가 이하 요금제를 구성하거나 과도한 경품을 지급하는 등 과도한 출혈 경쟁은 지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토스모바일이 선보인 요금제는 최소 2만4천원대에서 최대 5만9천원대로, 타 알뜰폰 요금제와 큰 차이가 없다. 토스모바일은 캐시백과 토스페이 결제시 페이백을 제공하는 등 토스만의 소비자 경험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토스모바일, 알뜰폰 업계 '메기' 될까…엇갈리는 시선
토스의 알뜰폰 시장 진출 방식을 두고 업계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캐시백 요금제가 업계에서 처음 도입되는 게 아닌 만큼 토스모바일을 토대로 전체적인 알뜰폰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LG헬로비전은 과거 데이터 제공량보다 적게 쓴 경우 다음달 요금을 할인하는 방식의 캐시백 요금제를 선보였다 폐지했다.
반면 토스가 금융 서비스 수익으로 알뜰폰 사업을 보전할 경우 알뜰폰 시장이 교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토스가 토스모바일에 금융 기능 연계를 강화하고, 과도한 마케팅을 진행할 경우 중소 알뜰폰 업체들이 힘들어진다는 설명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앞서 KB국민은행의 리브엠을 두고 "중소 유통업체는 거대 금융기관의 금권 마케팅 경쟁을 따라갈 수 없다"며 "금융 기관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서한을 여러 차례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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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토스가 MZ세대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알뜰폰 자체가 많이 알려지고 시장이 활성화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토스모바일이 알뜰폰 시장에서 제대로 된 메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거대 자본력을 갖춘 기업들이 업계에 들어와 과도한 마케팅을 진행하면 앞으로도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토스모바일이 과도한 출혈 마케팅을 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