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차 뒷유리에 아이의 혈액형 정보 스티커를 붙여뒀거나 혹은 '나도 붙여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해봤을 수 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차 뒤에 '우리 아이 혈액형은 A+입니다' 이런 스티커가 사고 나서 긴급 수혈할 때 도움이 되나요?"란 제목으로 한 간호사 유튜버의 영상이 갈무리돼 올라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혈액형 정보 스티커는 실제 사고 현장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학병원 14년 경력 응급전문간호사 출신의 19만 유튜버 '옆집간호사 구슬언니'는 해당 스티커가 단순 '아이가 타고 있어요' 스티커와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구슬언니의 설명에 따르면 우선 실제 사고가 났을 경우, 구급대원들은 그 스티커를 쳐다볼 겨를이 없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촌각을 다퉈 환자를 이송해야 하는 위급상황에서 구급대원이 다친 사람을 두고 차를 자세히 살펴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구급대원이 혈액형 정보 스티커를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응급실에서 "차 뒤에 혈액형이 A+라고 적혀있었다"는 말을 듣고 그대로 수혈할 리가 없다. 병원에서는 정신이 온전한 환자가 직접 자신의 혈액형 정보를 밝히더라도 그 말을 듣고 바로 수혈을 하는 일은 절대 없다. 무조건 검사를 거쳐야 한다.
구슬언니는 "스티커가 상술이었네"란 구독자의 말에 "그렇다. 상술 맞다"며 동조했다. 방송을 본 다른 간호사 누리꾼도 "맞는 말이다. 아무리 응급 수혈이 필요해도 검사를 재촉하지 그런 정보로 수혈에 바로 들어가진 않는다"며 말을 보탰다.
다른 누리꾼들은 "심지어 자기 혈액형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스티커 보고 수혈하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 "사고 난 차에 타고 있던 아이가 그 집 아이가 아닐 수도 있는데 그런 스티커를 믿겠나", "뒤통수 맞은 기분이다. 당연한 얘긴데 생각지도 못하고 사서 붙였다", "정말 부모 마음 이용한 상술이 맞구나"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앞으로는 차량 뒷유리에 부착할 수 있는 스티커가 규격화되면서 혈액형 정보 스티커 등 제각각의 문구를 담은 스티커를 아예 쓰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교통안전을 위해 초보운전 스티커를 규격화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 '초보운전자'를 면허를 받은 날로부터 2년 이내의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법의 범위를 '1년 이내'로 축소하고 △ 초보운전자로 하여금 규격화된 표지를 부착하는 것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동시에 △ 해당 표지를 부착한 차량을 대상으로 한 양보·방어 운전 준수 규정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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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의원은 "초보운전 표지가 규격화되면 타 운전자들이 직관적으로 인식하기 쉬워질 뿐 아니라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