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카드·캐피털사들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16%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 금리 인상에 더해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까지 터지면서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의 자금 조달 부담이 늘어난 여파다. 올해도 녹록지 않은 경제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여전사의 대출 금리는 높은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다.
2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카드·캐피털사 18곳의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16.01%다. 직전 달(15.65%)과 비교하면 0.36%포인트(p) 올랐고, 9월과 비교하면 석 달 새 1.62%p 올랐다.
다만 12월 들어 직전 달 대비 여전사 신용대출 금리 상승폭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여전사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10월엔 전월 대비 0.52%p 올랐고, 11월엔 0.74%p로 매월 그 폭을 늘려왔다.
지난해 카드·캐피털사의 신용대출 금리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승 궤도를 탔다. 연초 13%대였던 여전사 신용대출 금리는 7월 14%대에 바짝 다가섰고, 10월엔 14.91%까지 올랐다. 이후 11월 15%를 돌파했고, 12월엔 16%대를 넘어선 것이다.
통상 카드·캐피털사의 신용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지난해 연초부터 거듭된 기준금리 인상에도 카드·캐피털사의 평균 금리가 7월까지 연 13%대를 유지한 이유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 시장이 얼어붙으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수신 기능이 없는 여전사들은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채권시장 쇼크로 여전채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진 것이다.
이에 여전사들은 의도적으로 고객 구매를 줄이는 '디마케팅'에 나섰다. 실제 일부 캐피탈사의 경우 신용평점 700점대 고객의 신용대출 금리를 19.93%로, 법정최고금리(20%) 목전까지 끌어올렸다. 사실상 더 낮은 신용평점의 고객들에겐 대출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올해도 여전사들의 신용대출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경기 둔화 국면이 계속될 예정인 만큼 여전사의 가장 큰 화두는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다. 여전사들은 시중은행들과 달리 주로 중저신용자들이 대출을 이용하는 만큼 대출 부실화 위험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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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신업계 관계자는 "강원도 레고랜드발(發) 채권 시장 경색이 이전보다는 풀린 상황이지만 여전히 여전업계의 자금 조달 상황은 좋지 않다"며 "카드사들은 당분간 디마케팅을 이어나가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