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보과학회 50주년 행사 4월 20일 개최···새로운 50년 준비"

이원준 38대 한국정보과학회장 인터뷰···심포지엄·50년사 발간 등 추진

인터뷰입력 :2023/01/25 08:55

컴퓨터과학(CS) 및 소프트웨어(SW)·인공지능(AI) 분야 국내 최고·최대 학회인 한국정보과학회(KIISE, Korean Institute of Information Scientists and Engineers, 키스로 발음)가 오는 4월 20일 서울 강남 소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학회 설립 50주년 기념행사 및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KIISE는 정보과학 및 엔지니어링에 관한 학문 및 산업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학회다. 통신 분야 최고(最古)·대표 학회인 한국통신학회(KICS)보다도 1년여 앞선 1973년 3월 3일 출범했다. 설립 당시 약 500명으로 시작했는데 현재는 4만명이 넘는 일반회원과 150여 특별회원, 280여기관의 단체회원을 두고 있다. 산하에 6개 소사이어티(평균 회원 수 약 750명)와 13개 연구회, 5개 지부가 있다.

학회 설립 50주년이라는 남다른 해인 올해는 이원준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컴퓨터학과 교수가 학회장(38대)으로 선출, 활동한다. 이 학회장은 24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50주년 행사를 의미있게 치르겠다"면서 "이미 행사준비위원회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행사준비위원장은 이 회장이 직접 맡았다.

이 회장은 "지난 50년간 이뤄 놓은 성과 위에 새로운 50주년을 책임지고 준비해야 하는 막중한 부담감이 있지만 이를 학회 발전의 계기로 삼겠다"면서 "100주년을 향한 중간 점검의 세미센테니얼(semicentennial)을 기념하고 새로운 50년을 선포하는 의미 있는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정보과학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이원준 고려대 교수가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학회 활동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이 회장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컴퓨터공학 학사(1989년)와 동 대학 공학석사(1991년)를 거쳐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컴퓨터공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1999년)를 받았다. 늘 새로운 걸 탐구하기 좋아 했던 그는 주변의 의예과 진학 권유를 뿌리치고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들어갔다. 1985년 입학 당시 과 수석을 차지했다.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IEEE 석학회원(Fellow, 2021년)에 이어 2022년 국내서 가장 권위있는 과학기술 석학단체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KAST) 정회원(Fellow)이 됐고 한국공학한림원(NAEK) 2023년 정회원에도 선정됐다. 소속 대학인 고려대에서는 차세대정보컴퓨팅기술개발사업 연구단장과 세계연구중심대학(WCU) 미래네트워크최적화기술사업단장을 지냈고 2010년부터 현재까지 미래네트워크연구소(FNC)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IEEE Chester-Sall Memorial Award(2018년) 등 IEEE가 주는 국제학술대회 베스트 논문 상을 5회 수상했고, 가헌학술상을 한국정보과학회에서 2011년에 수상하는 등 여러 학술 상을 받았다.


지난 50년간 KIISE는 국내 CS와 CE 분야에서 큰 족적을 남긴 학자들이 회장으로 활동했다. 초대 학회장인 한상준 전 KIST 원장을 비롯해 그동안 37명이 학회장으로 활동했는데 이중 7명은 타계했고, 장관(23대 최양희 학회장)도 배출했다. 이 회장은 "선배 회장들과 수많은 회장단, 이사, 감사, 논문지 편집위원, 학회 사무국 직원들이 합심해 그동안 많은 성과를 이뤘다"면서 "우리 학회는 대한민국 전 분야의 1000개에 이르는 다양한 학회 논문지 중 단 3개 학회만 부여받은 연구재단의 최상위(S) 등급 논문지(Journal of KIISE)를 보유하고 있다. 학회가 50년간 발전해 온 면은 더욱 발전시키고 아쉽거나 부족한 부분은 개선해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특히 학회 위상 제고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학회 소속 개개인은 국내서 명망이 높음에도 학회가 과거처럼 그 역량을 하나로 결집, 대외적으로 대한민국 소프트웨어(software)와 컴퓨터 과학(computer science)을 대표하는 위상을 가졌는지 회의적 시선이 일각에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회장 1년 임기 안에 이러한 것들을 모두 개선하기는 어렵겠지만, 방향을 잡고 우선순위를 정해 몇 가지는 궤도에 올려놓고 후임 회장에게 넘겨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학회 내의 기존 행사와 활동 뿐 아니라 대외 활동에도 힘을 기울여 정부와 산업체와의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게 학회의 대외 홍보와 실질적 발전에 최우선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원준 38대 한국정보과학회장. 주변의 의예과 진학 권유를 뿌리치고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1985년 수석 입학한 이 회장은 IEEE 석학회원이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가 학회 50주년인 만큼 이에 걸맞는 다양한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우선 오는 4월 50주년 기념행사와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이어 6월에는 50주년 기념 한국컴퓨터종합학술대회(KCC)를 제주에서 사흘간 연다. 또 KIISE 50년사 편찬위원회를 구성해 9월 추석연휴 즈음 50년사를 완성해 전 회원에게 배포할 예정이다. 앞서 KIISE는 15년, 30년, 40주년 기념 책자를 발간한 바 있다. 이 회장은 "50년사는 향후 60주년, 100주년에 귀중한 사료로 후학들이 사용할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지난 50년에 대한 기록을 소중히 남겨 두려 한다"고 말했다.

매년 정기적으로 수행하는 많은 일상적 행사와 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SW, ICT, AI 분야에서 책임감 있고 훌륭한 최고 전문가들을 38대 회장단과 이사, 위원으로 대거 모셨다면서 "학회의 미래인 젊은 학자들과 여성 ICT 인력을 집중적으로 발굴했다"고 밝혔다. 실제 ICT 분야 대표적 여성 리더인 오세현 SK텔레콤 부사장과 IBM 상무를 역임한 산업체 출신 김효정 세종사이버대학교 교수와 양자컴퓨팅 분야 국내 석학 중 한 명인 서울대 김태현 교수, ACM XAI분야 국내 최고전문가인 최재식 KAIST 교수, ACM SIGAPP President)를 역임한 숭실대 홍지만 교수, 정보과학회 젊은정보과학자상 수상자 출신 백상헌 교수, CPS 전문가인 한양대 강경태 교수 등 20명의 산학 전문가들을 부회장단에 합류시켰다.

학회 미래 자산인 신진 연구자그룹 과 학생들에 대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튜토리얼 행사도 알차게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KIISE의 각종 행사와 50주년 기념 심포지엄 등을 통해 국제적인 석학들을 젊은 연구자와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직접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학회 위상 제고와 대통합의 기치 아래 이 모든 활동을 준비함으로써 학회를 50년간 이끌어 준 은사와 선배 등의 기성세대와 미래세대 간 진정한 소통과 화합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올해 1년 임기를 최선을 다해 수행하고, 2023년 12월 31일에 조용히 무대에서 내려오는 것이 현재 나의 꿈이자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