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동대구 KTX 표 7만원에 팝니다" "부산→수서 23일 성인 2장 14만2000원 환불 불가"
설 연휴를 앞두고 고향으로 가는 열차표를 구하지 못한 승객들을 대상으로 한 암표행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중고거래사이트에는 웃돈을 받고 일반 승차권을 거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고나라와 당근마켓 등에서는 고향으로 가는 표를 구하지 못한 귀성객들과 웃돈을 받고 열차표를 판매하려는 암표상들의 올려놓은 거래글 100여건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암표상들은 3만7000원~4만3500원에 판매되는 서울~동대구 KTX 승차권 일반석을 7만원에, 5만2700원에 판매되는 부산~수서행 승차권을 2인 14만2000원에 웃돈을 받고 판매한다는 글이 중고거래 사이트에 버젓이 올라와 있었다.
일부 중고거래사이트에는 "판매자보다 더 많은 표를 갖고 있다"며 연락처를 알려주고 문자를 달라는 얌체 댓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댓글의 작성자는 "20일과 21일 수서→광주송정(SRT)과 용산→광주송정표(KTX)가 있다"며 비교적 자세하고 여러장의 표를 갖고 있다는 듯 댓글을 남겼다.
이같은 암표상들의 피해는 고스란히 귀성객들에게 돌아간다. 예매기간 귀성·귀경 열차표가 조기매진 되기 때문에 표를 구하지 못한 승객들은 발만 동동 구르게 되기 때문이다.
30대 귀성객은 "(철도운영사가 제시한) 예약 날짜에 맞춰 예약프로그램에 접속하고 쉼 없이 새로고침을 누른 끝에 고향인 광주행 승차권 한 장을 간신히 구했다"면서, "이들 암표상들의 행태를 근절하지 못하면 명절 열차 예약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고속철도의 운영사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도 암표상 대부분이 매크로 등 불법프로그램 사용으로 부당하게 좌석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매크로(Macro)는 컴퓨터에서 자주 사용하는 여러개의 명령어를 키 하나에 묶어 자동·반복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이에 따라 고속철도 운영사들은 이들이 불법으로 확보한 승차권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중고거래사이트에 협조를 요청하고 판매글을 삭제하고 있지만. 이들의 계속되는 암표행위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운영사들은 부당하게 승차권을 선점·유통하거나 웃돈을 주고 승차권을 판매하는 정황이 발견되면 경찰의 수사까지 의뢰하겠다고 엄포도 놨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20일 에스알에 따르면 올 설 연휴를 앞두고 매크로 등의 편법으로 승차권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된 18건에 대해 경고문자 등을 보내고 중고거래사이트에 협조를 요청해 이들의 승차권 판매를 중지시켰다.
코레일도 9건의 제보를 받고 이들의 승차권 판매를 중지했다.
다만 대부분 암표는 온라인에서 개인 간 거래가 진행됨에 따라 현장 적발 외에는 처벌이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철도운영사들은 편법으로 승차권을 확보한 자들을 예약사이트에서 강제 탈회조치하고 있지만, 이들이 다른 사람의 명의로 가입했을 가능성도 있어 관련자들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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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운영사 관계자는 "암표거래 의심행위를 할 때에는 강제 탈회 조치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들의 법적 처벌 근거가 미비하고 이들의 계좌추적 등도 어려워 단속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