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출근제로 전환해 노동조합 가입률이 10%에서 50%로 급증했다는 최근 보도 내용들은 사실과 다르다. 경영진이 바뀌거나 모빌리티 사모펀드 매각설이 불거졌을 때도 조합원 수는 늘었다.”
17일 경기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열린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지회(크루 유니언) ‘크루유니언 책임과 약속 2023’ 기자간담회에서 서승욱 지회장은 이렇게 밝히며, 최근 회사 근무제 개편에 따른 과반 노조 달성 이슈에 대해 입을 열었다.
카카오는 사무실 출근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시 원격근무를 허가하는 ‘오피스 퍼스트’ 제도를 3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작년 7월 선보인 재택근무 중심의 ‘파일럿 근무제’를 사실상 폐지하기로 한 것. 격주 단위로 금요일마다 쉬는 ‘놀금’ 제도 역시 월 1회로 축소한다.
이런 근무 체제 변화로 직원 불만이 쌓여 조합원 가입이 증가했다는 의견에 서승욱 지회장은 "잦은 근무제 변화와 수장 교체 등 불안정한 카카오 환경 때문"이라고 원인을 짚으면서 “여러 직면한 이슈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노조 역할이 중요해진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조합원 100명으로 출발한 크루 유니언은 현재 4천명가량으로 늘었다. 카카오 조합원은 약 1천900명. 서 지회장은 “노동조합법상 과반 달성이 확실하지만, 근로기준법으론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과반 노조 모수 기준이 불명확해 추가적인 판단을 수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크루 유니언은 카카오 문제점을 ▲반복되는 분사와 인수합병, 수시로 근무제와 조직을 바꾸는 ‘불안한 환경’ ▲경영진들의 결여된 책임감과 임원 검증절차 불확실성 등 ‘리더십 부재’ ▲반복되는 일방적인 통보에 구성원들의 불신 등 ‘신뢰 부족’ 세 가지로 꼽으며 개선안을 내놨다.
근무제 변경을 놓고, 서 지회장은 “작년 12월 발표 후 급작스레 펼치는 원칙 없는 제도”라며 “노사협의회와 노조의 실질적인 논의조차 어려웠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례적으로 운영된 타운홀미팅은 지속해서 빈도가 줄고, 온라인 미팅 역시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경영진 범위 역시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 지회장은 “비등기이사 고용 형태가 일반 직원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도 불명확하다”며 “수뇌진과 같은 권한을 지녔지만, 책임에서 벗어난 형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기사
- 카카오톡 ‘추모 프로필’ 기능 오픈…”고인 추억 가능해져”2023.01.17
- 하이로컬, 카카오벤처스서 투자 유치2023.01.17
- 카뱅서 개인사업자 세금 조회·신고 가능2023.01.17
- 김준구 대표 "네이버웹툰 압도적 1위...경쟁사는 넷플릭스"2023.01.17
카카오 노조는 근무 방식을 결정할 때 직원들의 동의 절차를 보장하고, 조직 개편과 전환 배치를 단행할 경우 구성원 간 이동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는 내부 인력 이동에 있어, 규정이 없는 회사로 업무 전환에 대한 충분한 기회를 부여받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임원 책임과 권한을 규정화하면서, 동시에 선임 과정상 역량 평가 절차 제도를 도입해 사내 리더십을 제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 지회장은 “공동체 통합 논의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면서 “그룹 컨트롤타워인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미래이니셔티브센터와 소통 역시 강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