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2023’이 성황리에 문을 닫았다. 우리 바이오기업들의 호주머니는 과연 두둑해졌을까? 질문의 답은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로 정리될 수 있겠다.
이 알쏭달쏭한 답변의 실마리는 지난 8일(현지시각) 한국바이오협회가 주최해 콘퍼런스 부대행사로 개최한 글로벌 IR 행사 당시의 분위기로 유추할 수 있다.
그 자리에서 협회 소속 6개 회원사도 투자사 앞에서 발표 기회를 가졌다. 우리 바이오기업들은 ▲SCM생명과학 ▲앱티스 ▲에이비온 ▲지아이이노베이션 ▲포투가바이오 ▲휴이노 등이었다.
행사에 참여한 글로벌 투자사들은 ▲CBC그룹 ▲J&J(존슨앤존슨) 이노베이션 ▲LYFE 캐피탈 ▲RM 글로벌 ▲KB 인베스트먼트 ▲다올 인베스트먼트 등이었다.
한국바이오협회 측 설명에 따르면, J&J 이노베이션은 우리기업 에이비온과 앱티스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J&J 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관심이 많으며 다음 미팅 때 협력에 대해 이야기하자”고 제안했다.
또 CBC그룹은 포투가바이오에 관심을 보이며 “후속미팅을 진행하자”고 공개적으로 밝혀 눈길을 모았다.
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교류협력팀장은 “국내에서 바이오 투자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여한 우리 바이오기업들은 해외 투자 기회를 얻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황 팀장은 당일 행사에 대해 투자사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도 전했다. 그는 “우리 기업을 한 곳에 모아놓고 IR 발표를 진행한 것은 투자사의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를 만들었다”며 “투자사들은 그 자리가 아니었다면 우리 기업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고, 기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고 말했다.
일부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및 인수합병(M&A)를 제외하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행사 기간 중에 투자를 확정하는 곳은 많지 않다. 특히 우리 바이오 기업의 경우는 더 그렇다. 실제 투자가 이뤄지기 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이야기다. 물론 투자 불발도 빈번하다. 때문에 한국바이오협회는 시간을 두고 투자 및 인수합병 등 성과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황 팀장은 “앞으로 3개월~6개월 가량 컨퍼런스 참여 기업에 대한 팔로업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국내 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 투자 판로를 넓혀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번 글로벌 투자 기회를 반드시 잡고 싶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제약사들은 콘퍼런스 기간 동안 대형 M&A와 기술이전 계약을 추진했다. 우선 아스트라제네카는 신코파마를 18억 달러(약 2조2천383억 원)에 인수했다. 일라이 릴리는 티렉스바이오와 11억5천500만 달러(악 1조4천400억 원) 규모의 공동개발·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아울러 바이오엔테크는 인스타딥을 5억6200만 파운드(약 8천519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애브비는 애니마 바이오테크와 mRNA 합성신약 개발을 위해 5억8천200만 달러(약 7천257억 원) 규모의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