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재단은 왜 反구글 지도 연합을 만들까

모두가 공유하는 '공통 지도 데이터' 구축 목표

컴퓨팅입력 :2023/01/13 11:06    수정: 2023/01/13 16:52

작년말 리눅스재단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톰톰 등이 참여하는 오픈소스 지도 데이터 프로젝트 '오버추어맵'을 출범시켰다. 구글이 독점하는 전세계 지도 API의 대항마를 꿈꾸고 있다.

지난달 중순 리눅스재단은 공유 자산으로서 상호 운용 개방형 지도 데이터 개발 프로젝트인 '오버추어맵파운데이션' 설립을 발표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톰톰 등 4개사가 재단 설립에 참여했다. 오버추어맵재단은 "신뢰할 수 있고, 사용하기 쉬우며, 상호 운용 가능한 개방형 지도 데이터를 생성해 현재 및 차세대 지도 제품을 활성화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았다.

회원사들은 오버추어맵 리소스를 결합해 실제 세계를 실시간으로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지도 데이터를 구축한다. 지도 데이터는 오픈소스 데이터 라이선스에 따라 모두에게 개방돼 MIT 라이선스하에서 자유롭게 사용가능하다.

짐 젬린 리눅스재단 전무이사는 "성장하고 변화하는 물리적 환경과, 전세계 모든 커뮤니티를 매핑하는 것은 어떤 조직도 관리할 수 없는 엄청나게 복잡한 과제"라며 "업계는 모두의 이익을 수행하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구글, 지도시장 사실상 독점…이용료 1400% 인상하기도 

지도 데이터는 갈수록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지역 검색, 탐색, 경로 지정 및 내비게이션, 물류, 자율주행, 데이터시각화 등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에서 핵심 데이터로 쓰인다. 메타버스와 만나며 소셜, 게임, 교육 등에서도 활용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오버추어맵은 협업지도 작성, 글로벌 엔티티 참조시스템, 품질보증프로세스, 구조화된 데이터 스키마 등을 목표로 만들어진다.

오버추어 회원, 시민단체, 공개 데이터 소스 등 다양한 지도 정도를 하나의 데이터세트로 통합하게 된다. 서로 다른 데이터세트의 엔티티를 동일한 실제 엔티티에 연결하는 시스템 상호운용성도 구축하게 된다. 재단이 지도 데이터의 품질을 검증하고, 오류나 파손 등을 감지하는 유효성 검사도 하게 된다. 여러 참여자가 데이터세트를 활용하기 쉽도로 공통적이고 구조화된 데이터 스키마를 정의하고 사용을 장려한다.

오버추어맵재단은 명시적으로 구글을 겨냥하지 않았다. 하지만 곳곳에서 구글 지도를 대체하는 반대 연합체로서 성격을 엿볼 수 있다. 재단은 "지도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발자가 서로 다른 소스에서 고품질의 포괄적 데이터를 확보하고, 큐레이팅하기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며 "여러 데이터세트는 고유한 규칙과 어휘로 동일한 실제 엔티티를 참조하므로 결합하기 어렵고, 지도 데이터는 오류와 불일치에 취약하며, 오픈소스 지도 데이터가 상용 제품과 서비스를 쉽게 구축하는데 필요한 구조가 부족하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버추어맵재단의 기여는 이런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기존 개방형 지리공간 데이터를 보완해 동급 최강의 지도 서비스를 지원할 것"이라며 "개방형 지도 데이터는 엔티티 참조 시스템을 지원하고, 추가 데이터세트를 더 쉽게 결합해 풍부한 지도 경험을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도 데이터 시장의 강자는 구글이다. 구글은 일찍부터 구글 지도 API를 상용화해 전세계 지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애플이 구글과 경쟁하는 독점 지도 데이터를 구축해 유지하고 있다. 그밖에도 여러 기업과 단체에서 자체적인 지도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구글은 2018년 지도 API 이용요금을 1천400% 인상하는 등 독점 사업자로서 지위를 누리고 있다. 각국에서 구글 지도의 반독점법 위반을 조사하기도 한다. 문제는 구글의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구글 지도만큼 방대한 지도 데이터도 없고, 일반 기업이 지도 데이터를 최신 상태로 유지하기는 비용과 인력 면에서 거의 불가능하다.

개발자는 자신의 앱에서 지도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기 위해 자금만 있다면 구글 지도 API를 사용하는 게 가장 편하다. 그러나 그 비용이 매우 부담스럽다. 실제로 2018년 구글의 지도 사용료 인상 후 파산하거나 사용을 중단한 개발자가 많았다.

우버가 2019년 기업공개(IPO) 당시 밝힌 데이터에 의하면, 2019년까지 3년 간 구글 지도 API에 지불한 비용이 5천800만달러(약 720억원)였다. 이는 가격 인상 전 비용이다.

■ 오버추어맵 "데이터 중심 프로젝트…개별 편집자 커뮤니티 아냐"

구글 지도와 경쟁할 수 있는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이미 있다. '오픈스트리트맵'이다. 오버추어맵 측은 "오버추어는 데이터 중심 지도 프로젝트이며, 개별 지도 편집자 커뮤니티는 아니다"라며 "오버추어는 오픈스트리트맵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며, 오픈스트리트맵을 다른 소스와 결합해 새로운 오픈소스 지도 데이터세트를 생성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오버추어맵 데이터는 호환되는 오픈데이터라이선스에 따라 오픈스트리트맵 커뮤니티에서 사용가능하다.

오버추어맵재단에 참여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AWS 등은 모두 지도 데이터를 방대하게 사용해야 하는 기업이다. 메타는 메타버스 사업에 더 적은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도 데이터가 필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빙 사업과 클라우드 서비스에 활용할 고품질의 지도 데이터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입장이다. AWS도 클라우드 서비스 포트폴리오에서 지도 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각 기업이 독점적 지도 사업을 진행하기 충분한 규모지만, 反 구글지도의 입장이란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다. 주요 사업자가 연합해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작업하면 빠른 시간 내에 높은 수준의 성취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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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추어맵재단 주요 회원사로 가입하려면 연 300만달러의 가입비를 납부해야 하고, 20명 이상의 개발자를 관련 프로젝트에 투입해야 한다.

오버추어맵재단의 첫번째 데이터세트는 올해 상반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이 데이터세트는 건물, 도로, 관리정보 등 기본레이어를 포함한다. 기존 데이터의 적용 범위, 해상도, 정확성을 계속 개선하고 장소, 경로, 3D건물 데이터 같은 새로운 레이어를 계속 도입할 예정이라고 재단측은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