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계 완제PC 출하량이 3억 대를 넘기지 못하면서 올해 이후 PC 시장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레노버, HP, 에이서, 에이수스, 애플 등 5대 PC 제조사 중 순성장을 기록한 업체는 오직 애플 뿐이며 이마저도 2.2%대에 그쳤다.
그러나 IDC 관계자는 "코로나19 범유행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0년과 2021년을 기준으로 지난 해 PC 출하량을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 IDC "작년 PC 출하량, 범유행 이전 대비 여전히 높다"
라이언 레이스 IDC 부사장은 12일 지디넷코리아 서면 질의에 "2020년과 2021년은 역대급 PC 출하량을 기록했으며 이 수치를 바탕으로 비교하는 것은 왜곡된 해석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PC 출하량은 3억 1천586만 대로 정점을 기록한 2014년 이후 최대치"라고 덧붙였다.
주요 제조사들은 올해 말부터 PC 출하량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 해 5월 윈도10 지원이 끝나면서 기업 등이 PC 교체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 "내년부터 북미·중국·일본 중심으로 출하량 상승 전망"
라이언 레이스 부사장은 "북미, 중국, 일본 등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모든 지역에서 내년부터 PC 출하량이 다시 늘어날 것이다. 단 남미 지역의 회복세는 2025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 소비자 부문의 판매량은 여전히 미지수다. 익명을 요구한 글로벌 제조사 관계자는 "올해 출하량 최대치는 지난 해 수준이며 당사 뿐만 아니라 다른 제조사도 시장 축소를 예상하고 생산 계획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시장 성장을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만 디지타임스 역시 12일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올 1분기 애플 맥북 제품의 출하량이 전년 대비 최대 50%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주요 제조사들이 과도한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할인에 나서면서 평균 판매 단가도 떨어졌고 이는 수익에도 영향을 줬다. IDC 역시 "PC 완제품·부품 재고가 향후 수 분기동안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시장 정상화에 따라 보급형 노트북 판매도 늘어날 것"
크롬북이나 윈도 운영체제를 탑재한 보급형 노트북은 전세계 교육기관들이 코로나19 범유행 이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며 특수를 누렸다. 그러나 크롬북 출하량은 2021년 4분기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IDC는 보급형 PC 제품이 여전히 성장의 여지가 있고 올해 이후 PC 시장 성장에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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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레이스 부사장은 "크롬북과 윈도 운영체제 탑재 보급형 노트북은 재고 부족으로 지난 3년간 구매 우선 순위가 떨어졌고 제조사도 고급형 윈도 탑재 노트북을 우선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PC 수요가 둔화하고 시장이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중저가 노트북에 대한 수요도 다시 돌아오고 있다. 앞으로 PC 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800달러(약 100만원) 이하 제품의 판매가 많이 일어나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