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가 주요 수익원이었던 확률형아이템을 대신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BM)에 집중하고 있다. 그간 국내 게임산업 성장을 이끌었던 확률형아이템이지만 이를 유지하기 힘든 움직임이 국내외에 나타나고 있어서다.
넥슨은 12일 서비스를 글로벌 프리시즌을 시작하는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 확률형아이템을 배제한 BM을 적용했다. 대신 상품 구매자에게 게임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재화와 보상을 지급하는 배틀패스의 일종인 '레이싱패스'를 선보인다.
또한 추후 선보일 카트바디 업그레이드 시스템도 확률 요소 없이 인게임 재화를 통해 확정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전작이라 할 수 있는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가 과거 확률 요소를 적용한 기어 합성 시스템을 내세웠던 적이 있음을 감안하면 커다란 변화가 이뤄진 셈이다.
이에 앞서 라인게임즈는 지난해 8월 멀티플랫폼 RPG 대항해시대 오리진을 출시하며 확률형아이템을 배제하고 대신에 게임 내 캐릭터라 할 수 있는 제독을 구매하는 형태의 수익모델을 선보여 호평받은 바 있다.
마치 패키지 제품을 구매한 것처럼 제독을 구매한 이용자는 새로운 스토리와 선원 등을 확보할 수 있어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호평을 이끌기도 했다.
게임업계는 확률형아이템을 대신할 새로운 수익원이 향후 게임산업의 향방을 가를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배틀패스와 인게임 재화 묶음 패키지 외에도 콘솔게임 개발, 인디게임 발굴 등에 집중하는 것 모두 확률형아이템만 고집해서는 안될 상황이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법무부는 '디지털콘텐츠법'으로 불리는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으며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해당 법안을 통해 확률형아이템 확률 조작 같은 거래 위반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또한 오는 30일 진행 예정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지난 12월 불발됐던 게임산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논의가 다시 한 번 이뤄진다. 이 법안 역시 확률형아이템 법적규제 내용을 담고 있다.
게임업계는 이번에는 게임산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반대 의사를 밝혔던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이 이후 입장표명을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대선 후보 당시 공약을 내세웠던 만큼 법제화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에서 이어지고 있는 확률형아이템 규제 분위기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는 국내 게임사에게 부담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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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스페인 당국은 게임 내 확률형아이템 판매를 제재하는 법안 개정을 추진하기 시작했으며 벨기에와 네덜란드는 이보다 앞서 확률형아이템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영국 당국은 보고서를 통해 확률형아이템을 도박법 규제 대상으로 간주하는 의견을 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글로벌 게임사도 확률형아이템을 점차 외면하는 분위기가 늘고 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오버워치2를 출시하면서 확률형아이템 대신 배틀패스를 적용했으며 닌텐도는 지난 10월부터 마리오카트 투어에서 확률형아이템 판매를 중단하고 새로운 상점을 선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