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입차 등록 대수가 30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수입차 시장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의 대결이었다. 이들 브랜드는 국내 완성차 르노·쌍용·쉐보레보다 많이 팔려 국내 완성차 기업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시장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가 판매량을 견인했다.
지난해 3분기 국내 자동차 누적등록 대수는 2천535만대다. 이 중 수입차는 312만대가 등록됐다. 도로를 다니는 차 8대 중 1대는 수입차라는 뜻이다. 한국수입차자동차협외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승용차 연간 누적대수는 28만3천435대로 지난 2021년보다 2.6% 증가했다.
1위는 벤츠로 8만976대로 점유율 28.57%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은 BMW는 7만8천545대로 27.71%다. 지난해에 이어 벤츠는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BMW가 빠른 속도로 추격했으나 2천431대(0.86%) 차이로 1위 탈환에는 실패했다.
벤츠와 BMW의 인기 비결은 확고한 모델 라인업 구성이다.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종은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였다. 벤츠 E 250이 1만2천172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이어 벤츠 E350 4매틱이 1만601대, BMW 520 모델이 1만445대 판매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벤츠와 BMW는 선두자리를 끊임없이 다퉜다. BMW가 1월에 1위를 차지한 뒤 6월, 7월, 8월, 9월 등 총 5개월간 판매량을 높였으나 7개월간 1위를 차지한 벤츠가 최종적으로 연간 판매량 1위 자리를 지켰다. 벤츠는 국내 시장에서 7년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완성차업계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벤츠와 BMW의 판매량을 다 합치면 15만9천521대로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완성차 업체 ‘르쌍쉐’(르노코리아자동차·쌍용자동차·한국지엠) 국내 판매량(15만8천524대)보다 997대 더 팔았다. 지난해 국내에서 쌍용차는 6만8천666대, 르노코리아차는 5만2천621대, 한국GM(쉐보레)은 3만7천237대를 각각 판매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판매량 구도가 경기침체인 탓도 있지만 쌍용·르노·한국지엠도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80%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점유율 차이가 클수록 국내 완성차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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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수입차들의 판매량이 높은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프리미엄 차가 더 잘 팔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완성차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하위 3사가 강력히 나서야 하는데 이게 잘 안되는 상황이다. 현대·기아 입장에서도 국내 시장 점유율 싸움이 치열해야 경쟁을 통해 발전을 할 수 있는데, 이 같은 상황은 국제적으로도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