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 기업의 돌풍이 거세다. 그간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비야디(BYD)는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에서 2위 자리로 올라섰다. 성장률은 더욱 매섭다. 중국산 배터리의 저가 공세를 막지 못한다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국내 업계에 호재라고 단언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9일 글로벌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 점유율에서 중국의 CATL과 BYD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CATL은 점유율 37.1%로 165.7GWh(기가와트시)의 누적 사용량을 기록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에 밀려 3위 자리를 고수하던 BYD는 2위로 올라섰다. BYD는 지난 2021년 8.8% 점유율에서 작년 13.6%로 성장하면서 2위 자리를 수성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 기간 19.6%에서 지난해 12.3%로 점유율이 줄면서 3위로 하락했다.
SK온은 26.1GWh(5.9%), 삼성SDI는 22.1GWh(5.0%)로 5, 6위 자리를 지켰다. BYD의 성장은 예견됐던 현상이다. BYD는 전기차 제조는 물론 배터리까지 제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강력한 대항마로 분류됐다.
BYD의 경쟁력은 LFP 배터리(리튬·철·인산)에 있다. 해당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집중하고 있는 삼원계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NCM 배터리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중국 업체들의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NCM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에 근접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 지난 2020년 테슬라를 시작으로 2021년 벤츠와 폭스바겐, 리비안, 포드,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 탑재에 관심을 쏟고 있다. 글로벌 투자 은행 UBS는 최근 "최근 전기차 배터리 부족 사태가 LFP 배터리 확충에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2030년 15%에 머물 것이라던 LFP 배터리 비율 전망을 40%로 올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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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로 BYD 등 중국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이 원천봉쇄돼 국내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가격 공세를 펼치면서 세액공제 조항을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전망 역시 적지않다.
중국이 올해부터 자국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부여하는 정책을 폐지한 것도 중국 배터리 기업이 품질과 성능면에서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자신감의 발로라는 평가도 함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