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삼성電 반도체 1분기 적자 전망 우세...주가는 반등

하반기께나 실적 반등 기대…설비 투자 줄여 감산 주목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1/09 16:15    수정: 2023/01/09 16:36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이 1분기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려가 현실화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반도체 부문이 분기 적자로 돌아서는 셈이다. 증권가는 하반기에야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32% 줄어든 5조6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반도체(DS) 부문은 적자 전환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내다봤다. ▲NH투자증권 –2조5천억원 ▲KB증권·한화투자증권 –1조1천억원 ▲하이투자증권 –9천억원 ▲DB금융투자 –7천500억원 등 1~2조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예상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사진=삼성전자)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 평균판매가격(ASP)이 1분기 27%씩 떨어지면서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D램·낸드 출하 증가율이 역성장할 것”이라며 “분기 말에 물량 밀어내기를 위해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특히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에서 1조5천억원 가량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는 실적 악화 흐름을 부정하지 않았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직후인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대가 컸던 만큼 그에 보답하지 못해 아쉽다”며 “올해 경기 상황도 썩 좋지 않고 1분기도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그렇게 좋은 기대가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2021년 1월 평택사업장 3공장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실적이 하반기께나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송 연구원은 “고객들의 과잉 재고가 정상화될 2분기 말에서 3분기 초까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약세일 것”이라며 “4분기 수요가 회복되며 반도체 가격도 반등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심한 업황 부진을 감안해 당초보다 설비 투자 금액을 줄일 것으로 점쳤다. 수요가 부진하더라도 공급이 수요보다 적으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를 수 있다. 

도 연구원은 “비교적 투자 여력이 있는 삼성전자도 반도체 부문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올해 투자를 축소할 것 같다”고 관측했다. 송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이 역사상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며 “직접적 감산을 발표하지 않은 업체도 라인 효율성을 점검하는 등 간접적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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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영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감산을 비롯한 시설 투자 축소 계획에는 선을 그었다. 한 부회장은 “시설 투자를 줄이겠다고 발표한 적 없다”며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전일보다 1천700원(2.8%) 오른 6만700원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