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국회로 간 반도체특별법…1월 처리 험난할 듯

여·야, 임시국회 개회 놓고 극한 대립…"尹정부 힘찬 발걸음" vs "대통령 말 한마디에 바꾸면 안돼"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1/04 12:52    수정: 2023/01/04 15:29

대기업 반도체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반도체특별법’이 다시 국회로 넘어갔지만 이달내 처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상향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이달 마련해 국회 통과를 추진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포토마스크를 보고 있다.(사진=대통령실=뉴스1)

그러나 여·야는 1월 임시국회 개회 여부를 두고 대립하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1월 임시국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하고 싶어 하는 법안을 위한 임시국회라면 소집에 동의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반도체특별법을 각각 발의했던 의원들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반도체특별법(K칩스법)' 중 하나인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원안, 정부 제출)에 대한 일부 수정안에 반대토론을 하고 있다.(사진=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양향자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장(무소속)은 전날 정부가 세액공제율을 높인다고 발표한 직후 “아쉽지만 환영한다”며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향한 윤석열 정부의 힘찬 발걸음이 다시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25% 공제하는 가운데 15%는 시작”이라며 “부족한 부분은 국회에서 확대하자”고 동료 의원에게 당부했다. 양 위원장은 대기업의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25%로 높이자고 주장해왔다.

반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의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육성 의지는 평가하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대통령 말 한마디로 국가 중요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것에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정부는 반도체 기업 세액공제율을 8%로 상향하는 게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라고 보고하고, 여당 의원은 이에 찬성했다”며 “대통령·정부·여당이 따로인 국정 운영이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앞으로 제출될 관련 개정안을 국회에서 심의할 때 대통령 정책 결정의 근거와 합리성을 들어보고 그동안 정부와 여당 입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세입 감소가 반도체 투자 확대로 이어질지, 정부의 재정 능력은 괜찮은지, 다른 산업과 형평성은 맞는지도 자세히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의원은 대기업에 10%를 세액공제하자는 안을 낸 바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반도체 등 세제 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방안을 보고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세액공제율이 늘어난다. 투자 증가분에 10%포인트 더하면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25%, 중소기업은 35%까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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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가 내놓은 세제 지원안이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전략산업에 세제 지원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반도체특별법(K칩스법)' 중 하나인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원안, 정부 제출)에 대한 일부 수정안이 지난해 12월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사진=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애초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원안, 정부 제출)에 대한 수정안은 대기업이 반도체 시설에 투자하는 금액의 8%를 세액공제한다는 내용으로 지난달 23일 밤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당시 기재부는 재정에 부담된다며 현행 6%에서 2%포인트만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