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SW 사업, 새해 어떤 변화 예고되나?

CSAP 등급제 도입, 민투형 사업 확대, 원격지 개발 가이드라인 제정

컴퓨팅입력 :2023/01/03 15:42    수정: 2023/01/03 15:54

새해와 함께 공공 소프트웨어(SW) 산업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주요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변화가 마련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원격지 개발, 분리발주 등 수년째 이어진 업계의 요구 사항을 현실화하고 기존 관습을 줄여 나가는 한편,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불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될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해외 주요 기업의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출 예고 등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변화 역시 올해 예고되고 있다.

(사진=Pixabay)

■ CSAP 등급제 도입, 해외 클라우드 기업 공공 사업 진출

과기정통부는 올해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 확대를 위해, 클라우드 보안인증제(CSAP)를 개선한다. 이를 위해 고시 개정안을 오는 18일까지 행정예고한다.

그동안 공공SW 분야는 클라우드 인프라의 물리적 망분리 등 도입요건이 제한돼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글로벌 기업의 참여가 어려웠다.

규제 개선으로 CSAP 인증에 등급제가 도입된다. 등급에 따라 클라우드 보안인증의 평가기준도 완화되어 해외 기업도 하 등급에 참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번 정책은 정부가 공공 클라우드 영역을 민간 클라우드 관련 업계에 열어 산업 활성화를 노리겠다는 구상에서 비롯됐다.

업계에선 이번 정책에 대해 의견이 갈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민간 클라우드 시장도 글로벌이 독점에 가까운 상황에서 공공까지 내주는 것은 데이터 주권 문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기업 임원은 “국내 기업도 충분히 서비스 노하우와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의 진출은 오히려 경쟁을 통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 민간 투자형 사업으로 공공SW 규모 확대

올해는 민간투자형(민투형) SW사업을 통해 공공SW 사업의 규모를 보다 확대하는 시도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민투형 SW사업은 전액 국고로만 추진하던 사업에 민간이 예산 50% 이상을 투자하며 참여하는 공공 SW개발 사업이다.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공공은 사업 예산을 확보하고, 기업은 대기업참여제한 제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또한 민간은 안정적인 투자기회를 얻는 공동 성장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민투형 SW사업은 임대형(개발형), 수익형(개발형), 구매형 3가지로 구분된다. 임대형·수익형은 기존 용역구축(SI)과 달리 민간기업이 투자 주체로 사업계획을 수립 및 제안이 가능하다.

현재 식약처의 '스마트 어린이급식 통합관리시스템'이 민투형으로 추진 중으로 올해 시스템 구축을 시작해 내년 중순경 완료 예정이다.

IT서비스산업협회 채효근 부회장은 “공공SW 사업이 점차 규모가 축소되고 개발자 임금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민투형 SW사업은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라며 “이를 통해 중소, 중견 기업들이 성과를 내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다만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가격경쟁 등에만 집중하기 보다 SW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제값을 줄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SW전문가로 구성된 사업평가 조직 등이 마련되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중기 수요예보 도입 

SW기업이 2~3년 후 시행될 공공SW사업 정보를 먼저 알리는 중기 수요예보도 도입할 예정이다.

공공의 수요를 사전에 파악하고, 그에 맞춰 관련 기술과 전문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산업계에는 공공에서 필요한 SW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시간과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공공기관은 사업 실패나 유찰 등으로 인한 우려를 줄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공SW 사업 수주 방식 불확실성이 높아 수주 단계부터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해 입찰하지 못하면 비용이나 시간적인 피해가 크다”며 “중기 수요예보가 도입되면 사전에 충분히 검토할 기회가 생기는 만큼 기업과 정부 모두에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 원격지 개발 가이드라인 제정

원격지 개발 가이드라인도 올해 제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소폭 연기됐다.

원격지 개발은 지방 정부 행정·공공기관 등 개발사에서 거리가 떨어진 지역의 공공SW 사업을 수주한 경우 원격으로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공공 SW 사업은 현장 파견이 관행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으로 발주사와 수주사의 부담이 늘었을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보안과 개발 환경을 활용해 구글, 애플,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이 원격 업무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며 전환이 가속화됐다.

이미 국내 주요 IT서비스 기업은 기존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며 파견 근무자를 회사로 복귀시키는 등 원격개발을 활성화하고 있다.

관련 기업들은 원격지 개발 활성화되면 소수로 파견된 처리하던 업무를 사내 각 분야 전문 인력이 집중하고 상황에 따른 유기적인 대응이 가능해 더욱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개발자 확보에도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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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채효근 부회장은 해당 정책이 실질적으로 도입되고 기존 관행을 넘어설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부처에서 진행하는 정책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기존부터 진행하려 했던 내용들이 많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가치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느냐인데 이를 위한 기반이나 고민이 이뤄지고 있는지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