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에서 SK㈜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 "참담한 심경"이라고 밝혔다.
노 관장은 2일 보도된 법률신문과 인터뷰에서 "결혼생활 34년 간 가장 애를 쓴 것은 가정을 지키고자 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결혼했다. 그러나 최 회장이 지난 2015년 혼외자 존재를 밝힌 후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하면서 이혼 소송이 시작됐다. 노 관장은 당시 '가정을 지키겠다'며 이혼에 부정적이었지만 2019년 12월 입장을 바꿔 최 회장을 상대로 맞소송을 냈다.
지난해 12월 법원은 두 사람이 이혼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다만 노 관장이 "최 회장의 SK㈜ 주식 50%를 재산분할로 지급하라"는 청구는 인정하지 않고 재산 분할 액수를 현금 665억원으로 정했다.
법원은 주식이 최 회장이 상속이나 증여로 취득한 '특여재산'이기 때문에 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노 관장은 "5조 가까이 되는 남편 재산에서 제가 분할받은 비율이 1.2%가 안 된다"며 "34년의 결혼 생활 동안 아이 셋을 낳아 키우고, 남편을 안팎으로 내조하면서 그 사업을 현재의 규모로 일구는데 제가 기여한 것이 1.2%라고 평가받은 순간, 그 금액보다 그동안 저의 삶의 가치가 완전히 외면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십년을 함께 한 배우자로부터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이혼을 요구받으면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쫓겨나는 선례를 만들었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토로했다.
특히 노 관장은 '가사노동 등에 의한 간접적 기여만을 이유로 사업용 재산을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사업체의 존립과 운영이 부부간의 내밀하고 사적인 분쟁에 좌우되게 하는 위험이 있다'는 재판부의 판단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1심 판결 논리에 따르면 대기업 오너들 뿐만 아니라 그 규모를 불문하고 사업체를 남편이 운영하는 부부의 경우, 외도를 한 남편이 수십년 동안 가정을 지키고 안팎으로 내조해 온 아내를 거의 재산상의 손실 없이 내쫓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이 최 회장의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카고대학 경제학부 박사과정에서 최 회장을 만났을 때부터 미래와 사회에 대한 꿈과 비전을 함께 나눈 파트너였다"며 "결혼 후 자녀들이 생기자 자연스럽게 저는 육아와 내조를, 남편은 밖에서 사업을 하는 역할 분담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저는 SK의 무형의 가치, 즉 문화적 자산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했다"며 "SK 본사 서린동 빌딩 4층에 위치한 아트센터 나비는 기술과 예술을 결합해서 불모지였던 미디어아트 영역을 개척한 SK그룹의 문화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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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관장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최 회장도 항소를 제기해 두 사람간 분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