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버리고 아기 업고 마구 뛰었어요."
29일 오후 경기 과천시 길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 구간에서 불이 나자 A씨는 아기 생각을 가장 먼저 했다고 한다. 급히 아기를 업고 차에서 빠져나온 순간 앞 차의 불이 자신의 차로 옮겨 붙으며 "펑" 소리를 냈다. 너무 짧은 시간에 일어난 일이다. A씨는 당시 급박한 상황을 전하며 몸서리를 쳤다.
평촌한림대병원 권역응급센터 앞에서 만난 20대 B씨는 "지인이 이송됐다고 해서 한걸음에 달려왔다"며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후유증이 올 수 있어 치료를 받는 중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날 불은 안양에서 성남 방향으로 달리던 버스와 화물차간 교통사고로 시작됐는데 화물차의 불이 방음벽으로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화재로 5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으며 터널 안에 차량 45대가 고립된 것으로 파악됐다.
불이 순식간에 번진데다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인명피해가 커졌다. 방음터널 내부는 열기와 연기로 가득했고 카보네이트 재질 천장이 녹아내리며 '불똥 비'까지 떨어졌다.
현장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아파트의 주민 임모씨(26)는 "집으로 갈 때 항상 지나던 길이었다"며 "화재 속보를 보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부모님께 전화했더니 다행히 집에 계셨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소방당국은 오후 2시34분 큰 불길이 잡히자 대응1단계로 하향조치했다.
이날 진화작업에는 지휘차 등 장비 94대와 인력 219명이 투입됐다. 소방대는 화재 발생 2시간20여분만인 오후 4시12분 불을 모두 껐다.
사망자 5명은 이날 오후 6시43분쯤 모두 평촌한림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중상자 3명은 평촌한림대병원(2명), 안양샘병원(1명)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상자 34명은 서울 성모병원, 안양샘병원, 분당차병원으로 분산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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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소방당국은 인명수색을 마치는대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