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시 지하철·버스 기본요금이 8년 만에 300원 오른다. 지하철 요금은 현재 1250원에서 1550원으로, 시내버스 요금은 1200원에서 1500원이 될 전망이다. 마을버스 요금도 900원에서 1200원으로 300원 오른다.
서울시는 누적 적자가 심화되면서 대중교통 안전·서비스 제공이 우려된다며 내년 4월 말을 목표로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서울 지하철과 버스 요금은 7년6개월째 동결 중이다. 서울시가 마지막으로 지하철·버스 요금을 인상한 것은 2015년 6월. 당시 지하철 요금은 200원, 버스는 150원 인상됐다.
과거 요금 인상 때는 1인당 운송원가의 80~85% 수준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에는 지하철은 700원, 버스는 500원 이상 인상해야 한다. 하지만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인상폭은 운송원가의 70~75% 수준인 300원으로 잠정 결정됐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물가 속에서 경제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만큼 인상폭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현재 요금 수준이 지속되면 지하철 요금은 운송원가의 6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서울시는 전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26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서민 경제가 내년 상반기 어려워진다는 시점에 요금 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 뼈아프다"며 "인상하더라도 인상폭은 최소화해야 하지 않겠나 판단한다"며 양해를 구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그동안 물가·인건비 상승에도 7년 넘게 요금이 동결된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올해 적자 규모만 지하철 1조2000억원, 버스 6600억원에 달한다. 최근 5년간 지하철 적자 규모는 약 9200억원, 버스 적자 규모는 약 5400억원 수준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복지로 민생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최대한 늦춰왔으나 (최근 국회를 통과한) 2023년 정부 예산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지하철 무임손실 지원 예산이 제외되면서 요금 인상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65세 이상 무임승차 손실에 대한 보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내년도 정부 예산안(3979억원)에서 3585억원 늘어난 7564억원을 편성했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도 정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지원을 위해 편성한 3979억원만 남게 됐다. 정부는 그간 법적인 이유를 들어 코레일에만 예산을 지원해왔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손실 9644억원 중 2784억원이 무임승차로 발생했다. 올해 11월 기준 서울 인구에서 65세 이상 어르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17.5%인 반면 2025년에는 20.1%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돼 무임승차 손실 규모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서울교통공사에만 부채를 감당하라고 하기는 어려운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무임승차로 인해) 지방자치단체들로서는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부채의 원인을 제공하고 책임을 공유하지 않는 기재부 결정에 굉장히 실망이 크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와 인접한 시·도와 비교하더라도 서울 대중교통 요금 수준은 낮은 편이다. 경기도는 2019년 수도권에서는 단독으로 버스 요금을 인상해 서울 버스보다 250원 비싸다.
현재 서울 지하철 시설의 66.2%가 노후화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1974년 1호선 개통 후 1~4호선의 노후화율은 무려 73.1%에 달하는 등 시설물 교체가 시급해 재원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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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대중교통 요금 조정을 위해 연내 경기도·인천시 등 통합 환승 할인제에 참여하고 있는 관계 기관과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시민 공청회, 요금 조정 계획에 대한 시의회 의견 청취, 물가대책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4월 말 요금을 조정할 계획이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