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빌라왕'들로 불리는 임대인들의 연이은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속출하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반환보증을 운영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재전건전성도 크게 악화되며 오는 2024년에는 법정한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후 세입자들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는 것이다.
28일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에 따르면 인천 미추홀구 등지 빌라와 오피스텔 수십채를 보유한 송모씨(27)가 지난 12일 숨졌다.
'20대 빌라왕'으로 불린 송씨가 사망하며, 세입자들이 HUG로부터 보증금을 반환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공사에 따르면 송씨 보유 주택 중 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된 주택은 46채다. 임차인이 돌려받아야 할 금액은 약 57억5000만원이다. 앞선 '빌라왕' 김모씨 사례와 유사하다.
'빌라왕' 김모씨는 수도권 일대에 1139채의 빌라를 갭 투자 형태로 사들인 인물로 지난 10월 사망했다. 김씨의 세입자들 중 상당수는 HUG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자로 알려졌는데, 집주인 사망 시 세입자가 계약해지 통보 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는 이유로 보증보험 가입자들마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알려지면서 사건이 재조명됐다.
이외에도 주택 240여채를 사들여 세를 놓다가 지난해 7월30일 사망한 정모씨(43)의 세입자들도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김씨, 송씨, 정씨 등 3명에 달한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세입자들의 피해는 누적되고 있다. 보증보험 미가입자의 경우 경·공매를 통해 보증금을 반환받아야 하기도 한다. 특히 공사의 반환보증 지급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전세 보증과 관련 사고가 발생한 금액은 매달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임대차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 보증 사고 금액은 1862억원에 달한다. 지난 10월 1526억원 대비 336억원이 늘은 것으로, 지난 8월 1089억원, 9월 1098억원에 이어 증가 추세다.
향후 반환보증 지급 여력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이 HUG로부터 받은 '보증한도 현황 및 추정' 자료에 따르면 내년 말 보증배수는 59.7배로 추정된다.
보증배수는 재전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자기자본 대비 보증금액 비율을 말한다.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르면 공사의 총액 한도는 자기자본의 60배를 초과할 수 없는데, 내년 말이면 이 한도에 육박하는 셈이다.
보증배수 추정치는 올해 말 52.9배, 내년말 59.7배, 2024년엔 66.5배에 이른다. 법정한도를 넘어서면 공사는 다른 보증보험상품을 공급할 수 없다. 한도를 넘었기에 전세금 반환보증도 중단될 수 있다.
국토부는 반환보증을 차질없이 공급할 예정이라며 우려에 대해 해명했다.
국토부는 "최근 전세사기 증가와 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급증해 HUG 대위변제가 늘어나고 있다"며 "HUG의 보증여력을 확충하기 위해 법정 보증배수 상향 등 다양한 방안을 관계기관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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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날 "재정 범위 내에서 구제해줬으니 국가의 역할은 끝났다고 할 수 없다"며 "필요하면 거시·금융당국 등과 머리를 맞대겠다"고 말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