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헬스케어 키워드-인사] 복지부장관 최장기 공백부터 인사편중 비판도

효율화 정리 가능해도 각종 의혹과 논란 끊이질 않아

헬스케어입력 :2022/12/28 18:39    수정: 2022/12/31 10:19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7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우리 삶과 직결되는 보건·복지 분야에는 상당한 변화가 이뤄졌고, 이는 아직 진행 중이다. 지디넷코리아는 ‘인사’, ‘산업’ 키워드로 올 한해를 달군 헬스케어 분야의 이슈를 정리했다. [편집자 주]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문재인 정권의 검찰총장이 보수정권의 대통령이 된 것만 보아도 인사는 만사이자, 생물(生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인사는 정권의 어느 자리에 누굴 채택하느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인사야말로 해당 정권의 추구와 지향을 드러내는 탓에 정권의 철학과 기조와 직결된다.

윤석열 정부의 보건의료 및 복지 분야 인사는 기획재정부 출신 기용의 측면으로 본다면 ‘효율화’로 정리될 수 있다. 그렇지만 효율의 일관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역대 정권 이래 최장기 복지부 장관 공백과 지명 후보의 각종 의혹과 연이은 낙마는 윤 정권의 보건복지 인재풀이 다양하지 않다고 해석될 여지를 줬다.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사진=국회방송 유튜브 캡처)

① 尹의 사람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24일 권덕철 제54대 복지부 장관의 사임 이후 정권 출범 5개월여가 지나서야 복지부 장관을 임명했다. 현 조규홍 장관은 당초 복지부 제1차관으로 장기간의 장관 부재 상황에서 기재부 출신인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임명했다.

관련해 예금보험공사 사장이었던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 9월 1일 취임했다. 김 이사장은 예금보험공사 사장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연금공단 이사장 공모에 지원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2대 질병관리청장이자 윤석열 정권의 초대 총장으로 내정된 백경란 전 질병청장은 지난 5월 취임했다. 그는 앞서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으로도 활동했던 인물이었다. 그가 각종 논란 끝에 사임한 이후 후임으로 지영미 청장이 임명됐다.

이밖에도 서울대약대 출신인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임명은 비교적 순조로웠다. 또 권순만 원장 사임 이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이달 차순도 계명대의대 석좌교수가 임명됐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사진=김양균 기자)

② 후보자 잇단 낙마…주식관리청장 오명도

윤석열 정권은 역대 정권 가운데 최장기 복지부 장관 부재한 채 정부를 운영했다. 현 조규홍 장관 임명에 앞서 지명된 정호영·김승희 전 후보들은 각종 의혹과 논란으로 모두 자진사퇴했다.

소위 ‘인사참사’ 비판의 시작은 정 전 후보자부터 비롯됐다. 정 전 후보자는 대통령 지명 이튿날부터 과거 지역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으로 곤혹을 치렀다. 이후 ▲농지법 위반 의혹 ▲자질 논란 ▲자녀들의 경북대의대 편입 및 병역 판정 의혹이 터져 나왔다. 정 전 후보자는 이례적으로 해명 기자회견까지 열었지만, 사퇴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났다. 윤 정부 1기 내각에서의 두 번째 사퇴였다.

두 번째 후보자로 지명된 김승희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의원 재직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기억력을 치매에 빗댄 발언을 시작으로 식약처장 재직 시 세종 일대 ‘갭 투자’ 의혹, 자녀 병역 판정 의혹, 국회의원 퇴임 이후 법무법인 재직 이력 등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특히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시절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수사를 의뢰하는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터져 나오자 여당에서도 사퇴를 압박, 결국 자진 사퇴했다.

백경란 전 질병관리청장은 안철수 전 인수위원장의 서울대의대 1년 후배이자, 김미경 서울대의대 교수(안 위원장 배우자)와 동기라는 점을 들어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안철수 40년지기’ 인연으로 질병청장에 낙점됐다는 소문이 돌았던 인물이다.

말실수 논란에 과학방역 등으로 민심을 잃은 그는 바이오 보유 주식을 두고 이해충돌 논란이 일면서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 인사혁신처가 백 청장 배우자가 보유한 주식 2종이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결국 그는 취임 7개월 만에 이임식도 없이 질병청을 떠났다.

사진=김양균 기자

③ 복지부, 기재부 라인으로 채워지다

조규홍 장관과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모두 기재부 출신이다. 보건복지 경력은 현 정부에서 중책을 맡으며 처음 시작한 인물들이었기 때문에 취임 시부터 인사 편중 논란이 일었다. 국회에서는 “복지부가 기재부 외청이냐”는 비판까지 나왔다.

비판의 중심에는 조 장관이 있었다. 그는 지난 5월 제1차관 임명된 지 넉 달 만에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며 장관으로 영전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후 동대학 행정학 석사, 콜로라도대학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기획재정부 예산실 예산총괄과장, 대통령 기획관리실 선임행정관, 기재부 장관 비서실장, 기재부 예산실 재정관리관 등을 거쳤지만 보건복지 분야 경력은 전무했다.

김태현 이사장에게 요구받는 역할이 국민연금을 통한 국민 노후 보장 및 기금운용 등 복지와 금융 분야가 융합된 전문성이라면, 조 장관은 보건의료 및 복지 전반의 책임이었다. 이들이 낙점된 것은 연금개혁과 복지부 및 산하기관 운영 효율화로 추정됐다. 하지만 현재도 사회복지 사업 축소 및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사진=건보공단)

➃ 남아있는 文정부 사람들

김선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지난 2020년 4월 21일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됐다. 임기는 2023년 4월 20일로 넉 달 가량 남아있다.

복지부 2차관 출신인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29일 임명됐다. 임기는 이사장 임기는 3년으로 2024년 12월까지다.

이들의 잔류나 후임자는 거론되지 않고 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김 원장을 제외하고, 강 이사장은 임기가 상당부분 남아있다는 점, 내년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 수립이 예정돼 있다는 점을 들어 잔류 가능성은 비교적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