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업계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알뜰폰 활성화 방안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주력 판매 대상인 월 10GB 수준의 LTE 요금제는 수익배분 대가율 산정에서 수년째 빠졌다는 이유에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면서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은 종량제 도매대가와 수익배분 대가율을 인하했다.
종량제 도매대가 인하로 알뜰폰 회사들의 요금 구성이 다양해진 측면이 있지만 실제 알뜰폰 가입자들이 몰리는 주력 요금제와는 거리가 멀다.
또 LTE와 5G 요금제의 수익배분 대가율은 1~2%p씩 인하했으나 2%p 인하된 구간은 일부에 제한되고 알뜰폰 회사들의 주력 판매 구간인 월 10GB 수준의 LTE 요금제는 인하 대상에도 오르지 못했다. SK텔레콤의 LTE 요금제 T플랜의 경우 월 4GB보다 데이터가 많은 요금제는 100GB다.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 생색내기에 가까워"
수익배분 대가율이 조정된 LTE 요금제는 총 세 구간이다. 각각 ▲2.5GB 구간 43.5%→42.5% ▲4GB 구간 49.5%→48.5% ▲100GB 구간 60%→59% 등이다.
SK텔레콤 T플랜 요금제는 월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1.5GB, 2.5GB, 4GB, 100GB, 150GB, 무제한 등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정부는 실제 도매대가 인하 효과가 큰 세 구간에서 협상을 이끌어냈지만, 알뜰폰 업계는 내심 아쉽다는 분위기다.
과거 2019년에 도매대가 인하 협상 대상으로 다룬 SK텔레콤 밴드데이터 요금제에 포함된 월 데이터 제공량 11GB(+2GB) 구간을 다뤘으나 T플랜에는 유사 구간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 알뜰폰 가입자 선호도가 높은 월 10GB 데이터 제공량 수준의 LTE 요금제는 이번 도매대가 인하 협상 결과에 벗어났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알뜰폰 이용자의 90% 정도가 월 11GB+일 2GB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 도매대가 인하에서는 빠졌다"며 "사실상 큰 수요가 없는 요금제들에 대한 인하가 이뤄졌기 때문에 생색내기에 그친 셈"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알뜰폰 진출·언택트 요금제에 대한 규제 있어야"
도매대가 인하와 함께 알뜰폰 활성화 방안에 금융권의 연쇄 알뜰폰 진출에 대한 정책방향을 찾아보기 어려운 점도 업계가 아쉬운 점으로 꼽는 부분이다. 알뜰폰 회사들은 그동안 금융자본의 알뜰폰 시장 왜곡에 지속적인 우려를 표해왔다.
아울러 중소중견 알뜰폰 회사들은 이통 자회사 알뜰폰 외에 통신 3사의 온라인 요금제에 대해 날을 세웠는데 이에 대한 방안도 다뤄지지 못했다. 실제 최근 통신사의 온라인 요금제가 알뜰폰보다 저렴해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SK텔레콤 온라인 요금제는 ▲250GB 구간 5만5천원 ▲110GB 구간 4만8천원 ▲11GB 구간 3만8천원 등으로 구성됐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해당 구간을 각각 6만1천600원, 5만3천900원, 3만9천600원에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알뜰폰 업계는 KT와 LG유플러스도 요금제 개편을 준비 중인 만큼, 알뜰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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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내년 1월 중간요금제에 대한 도매대가를 인하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 온라인 요금제 자체가 이미 알뜰폰 요금제를 역전한 상황이라 과연 경쟁이 될지 의문"이라며 "알뜰폰 사업자들은 통신 요금제로만 먹고 사는 회사인데 출혈 경쟁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과기정통부가 보다 합당한 규제를 만들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권의 알뜰폰 진출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알뜰폰 업계 다른 관계자는 "KB리브엠 등 은행권은 통신 데이터를 모으고, 알뜰폰을 활용해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게 목적이라 출혈 경쟁이 가능하다"며 "이번 알뜰폰 활성화 방안에 이런 내용이 빠져있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