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미국 달러화 강세 바람에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올 3분기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국제금융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3분기 399.3톤의 금을 중앙은행이 매수했으며 이는 세계금협회가 데이터를 발표한 이후 가장 큰 폭의 분기 증가폭이라고 밝혔다.
올해 중앙은행들의 분기별 금 매수는 ▲1분기(87.7톤) ▲2분기(186톤)이다. 또 3분기까지 중앙은행들의 금 누적 순매수량은 673톤으로 1967년 연간 순매수량을 상회했다.
3분기뿐만 아니라 4분기에도 매수세가 이어져 10월 아랍에메리트연합(UAE)가 31톤을 추가로 매수해 올해 1~10월 누적 순매수 규모는 704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1967년 이후 모든 연간 순매수량을 상회하는 수치다.
금 매수가 늘면서 중앙은행이 보유한 전체 금 보유분은 3만6천746토으로 1974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 금 보유국은 미국으로 8133.5톤 ▲독일(3355톤) ▲국제통화기금 (2814톤) ▲이탈리아(2452톤) ▲프랑스(2437톤) 등 순으로 집계됐다.
국제금융센터는 통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면서 인플레이션을 헷지하려는 움직임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금 수요와 인플레이션은 양의 상관관계로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화폐 가치 및 구매력 하락을 헷지하기 위해 중앙은행들이 금을 매입했다는 것이다. 강달러의 흐름 속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 유로화 등의 가치가 급락해 외환보유액 손실이 발생한 점을 보완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부연이다.
국제금융센터 김희진 책임연구원은 "올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금을 매수한 터키는 리라화 가치 폭락과 10월 85.5%의 살인적인 물가상승률에 대응하기 위해 금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하고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 금은 안전 자산으로 선호되는 경향이 짙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미래 경제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 성격으로 활용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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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들의 금 매수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세계금협회가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례 조사에서 응답자의 4분의 1이 향후 12개월 동안 금 보유를 늘릴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김희진 책임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질수록 안전자산 선호로 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