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한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은 외계 행성 판도라의 바다를 무대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판도라처럼 열대 우림과 바다가 공존하는 외계 행성은 아직 상상의 영역이다. 하지만 표면 전체가 물로 덮여 있는 '물의 행성'으로 추정되는 행성들은 최근 잇달아 발견됐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 외계행성연구소(iREX) 연구진은 지구에서 218광년 떨어진 리라 은하계의 적색왜성 '케플러-138'을 공전하는 두 개의 외행성이 대부분 물로 덮여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을 찾았다.
이 연구는 학술지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15일(현지시간) 실렸다.
iREX 연구진이 미국 항공우주청(NASA)의 허블망원경과 스피처망원경이 관측한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지구보다 부피는 3배, 질량은 2배 정도 큰 이들 행성의 밀도는 지구보다 현저히 낮았다. 지구보다 조금 더 큰 정도의 행성은 지구와 비슷하게 암석과 금속으로 주로 이루어졌으리란 통념과 배치된다.
이는 행성의 부피 중 암석보다는 가볍고, 수소나 헬륨보다는 무거운 물질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으로 매우 커야 한다는 의미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같은 조건을 만족하는 가장 대표적 물질이 바로 물이다.
뵤른 베네케 몬트리올대 교수는 "우리는 두 행성 케플러-138c와 케플러-138d의 부피의 상당 부분이 물로 구성됐음을 보였다"라며 "그간 학계에서 이론적으로만 예측해 온 '물의 세계' 행성일 가능성이 큰 행성을 관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들 행성에서 물의 존재가 직접 확인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행성이 공전하다 항성을 가리면서 일어나는 빛의 변화나, 궤도를 도는 행성의 중력에 이끌려 항성이 움직임에 따라 나타나는 빛의 적색 혹은 청색 파장의 변화 등을 추적해 행성의 질량을 파악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밀도를 알아낼 수 있고, 밀도에 따라 구성 성분을 추정할 수 있다.
다만 이들 행성의 바다가 지구와 비슷한 모습은 아닐 수 있다. 대기의 온도가 끓는점 이상이라 두껍고 밀도가 높은 수증기로 이뤄진 대기권 아래 액체 형태의 물이 강력한 압력을 받으며 존재할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이같은 물 층의 두께는 2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몬트리올대학 iREX의 다른 연구팀도 물로 덮여 있을 가능성이 있는 'TOI-1452b'라는 행성을 발견, 관련 내용을 지난 8월 학술지 '아스트로노미칼 저널(Astronomical Journal)'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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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성은 지구에서 100광년 떨어진 드라코 은하계에 있는 쌍성계 중 하나의 별 주변을 공전한다. 온도가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적절한 거리만큼 항성에서 떨어져 있다.
이 행성 역시 관측된 질량과 밀도, 반경 등으로 보아 지구와 같은 암석형 행성에 비해 밀도가 훨씬 낮아 바다 행성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