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가 태양과 그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들로 구성된 것처럼 대부분 항성은 행성들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 행성은 항성이 형성될 때 함께 만들어진 것일까, 아니면 항성이 다 만들어진 후 뒤늦게 형성된 것일까?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진이 백색왜성의 대기를 분석, 행성은 항성이 만들어지는 때로부터 비교적 일찍부터 형성되기 시작해 항성과 함께 자란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 연구는 학술지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14일(현지시간) 실렸다.
백색왜성은 태양과 같이 작은 별이 항성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서 표면층 물질을 모두 주변으로 날려버린 후 남은 물질들이 수축하여 형성된 청백색 별이다. 크기는 작고 밀도는 높다. 더 이상 핵융합 반응 없이 천천히 식다가 빛을 내지 못하게 되며 별의 수명을 마친다.
일부 백색왜성은 주변 행성 잔해나 소행성이 끌려 들여와 표면에 부딫히면서, 대기에 이들 행성의 성분을 갖게 된다. 이를 '오염된' 백색왜성이라 부르며, 일반 백색왜성과는 달리 마그네슘이나 철, 칼슘 등 행성의 구성 성분이 대기에서 관찰된다.
오염된 백색왜성의 대기를 관측하면 초기 행성의 형성 과정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망원경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행성 내부 성분에 대한 정보를 분광 분석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 이를테면, 니켈이나 크롬 분포를 분석해 소행성의의 핵이 형성될 당시의 소행성 크기를 추정할 수 있다.
연구진은 우리 주변 은하에 있는 200개의 오염된 백색왜성에 대한 분광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이들 대기의 구성 성분은 소행성이 일단 녹아 무거운 철이 중심부에 자리잡고 가벼운 원소는 표면에 떠다니는 과정을 겪어야 나타날 수 있는 상태라는 결론을 얻었다. 지구 역시 이같은 과정을 거쳐 중심부에 철이 풍부한 내핵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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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행성이나 소행성이 항성 형성 초기에 함께 생겼다는 증거가 된다. 캠브리지대학 천문학연구소 에이미 본서 박사는 "소행성을 이렇게 녹일 수 있는 것은 항성계 생성 초기에 존재했지만 불과 수백만 년 사이에 사라져 버린 방사성 물질밖에 없다"라며 "소행성이 항성계생성 초기 아주 잠시 동안만 존재했던 것에 의해 녹았다면, 행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매우 일렀을 것이란 의미"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오염된 백색왜성에 대한 분석 결과는 방사성 물질에 의한 소행성 용해가 항성계가 생겨나는 공통적 과정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